씨수소 검정 기간 60→40개월 줄여

한우 개량을 앞당길 수 있는 정자 채취·동결 기술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씨수소의 부고환(정소상체)에서 정자를 채취한 후 얼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최근 개발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우를 포함한 포유동물은 고환(정소)에서 정자가 형성되고 부고환으로 정자가 이동해 성숙·저장된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우 씨수소는 ‘당대(씨수소 자신의 능력)검정’과 ‘후대(새끼의 능력)검정’으로 1마리를 생산하는데 약 60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번 연구는 당대검정을 마친 뒤 바로 실용화할 수 있는 정자 채취·보존 기술로, 검정 기간을 60개월에서 40개월 정도로 줄일 수 있고 개량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당대검정을 마친 13개월령의 후보 씨수소(후대검정이 끝나지 않은 씨수소)를 거세해 부고환 끝부분을 미세하게 절개한 뒤 정자를 채취하고 얼렸다. 이어 정자의 수정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얼려 놓은 정자를 녹여 체외 수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실제 수정이 돼 분할된 비율과 수정란 이식이 가능한 단계인 배반포의 생산율은 대조구 정액과 차이가 없었다. 부고환에서 채취한 정자도 인공수정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후보 씨수소의 정자를 채취·보관한 뒤 이 후보 씨수소를 살찌워 도체 성적을 검정한 다음 얼려둔 정자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축산과학원 연구진의 설명이다.

축산과학원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이미 출원했으며, 앞으로 한우암소개량사업의 지역 단위 소규모 집단에서 육질·육량·체형 등 특정 형질의 개량효율을 높이거나 한우 유전자원 보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양보석 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농업연구관은 “정액 채취 훈련기간이 필요 없고, 사고 등으로 채취가 불가능한 개체에서도 정액 생산이 가능해 인력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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