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0년간 과일 수입량과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수입과일 판매대의 모습.

지난해 11억5813만 달러 기록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 이어
망고·아보카도 수입 급증 주목
주로 FTA 체결국가서 들어와

국내 과일생산량은 감소세 뚜렷
품종 갱신·소비촉진대책 시급


국내 대형 유통업체나 과일 전문점에서 수입과일은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수입과일 할인행사까지 여는가 하면 농협의 하나로마트에서도 수입과일을 판매해 지적을 받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여행이 빈번해 지면서 현지에서 먹었던 과일을 국내에서 사먹을 수 있다는 점과 국내 과일에 비해 오히려 저렴하다는 점 등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에 국내 과일시장에 수입과일의 공세가 커지고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일 수입량은 2007년 55만2771톤에서 지난해 76만463톤으로 10년 동안 20만7692톤이 증가했다. 과일 수입액 역시 2007년 5억3721만달러에서 지난해 11억5813만달러로 6억2092만달러가 증가했다. 한화로 약 7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과일 수입량은 지난 10년 동안 37.6%가 증가했고, 수입액은 115.6%로 2배가 넘게 늘었다.

수입량과 수입액이 가장 높은 품목은 바나나였고 오렌지, 파인애플, 포도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 가운데 눈에 띄는 품목은 망고와 아보카도다. 망고는 2012년 2833톤에 1268만달러 어치가 수입됐지만 2016년에는 1만1346톤에 4594만달러나 수입됐다. 아보카도 역시 2012년 534톤 224만달러 수입에 그쳤으나 2016년에는 2915톤 1189만달러 어치나 수입됐다. 이들 품목의 5년 동안 수입량은 각각 4배와 5.5배가 늘었고, 수입액은 3.6배와 5.3배가 늘었다.

이들 품목의 수입량이 늘어난 국가들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수입량과 수입액이 크게 늘었던 아보카도의 주요 수입국은 미국, 뉴질랜드 순으로 나타났으며 망고는 태국과 필리핀으로부터 주로 수입이 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현재 우리나라와 FTA가 체결 중인 나라들이다.

이처럼 수입과일의 양과 금액이 모두 증가한 반면에 국내 과일 생산량은 10년 전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수입과일의 국내 시장 잠식으로 과수농가들의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2007년 국내 과일 생산량은 총 275만2000톤이었지만 2016년에는 265만4250톤으로 9만9550톤이 줄었다. 특히 FTA 체결 이후 폐원이 급증한 포도의 경우 2007년 생산량이 32만8680톤에서 2016년 24만8930톤으로 크게 줄었으며, 배 역시 같은 기간 46만7430톤에서 23만8000톤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과수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종갱신과 함께 소비촉진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FTA 체결 이후 수입과일이 국내 과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국내 과수 농가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 과일의 경쟁력을 높이고 과일 소비 추세 변화를 반영한 품종개신 등을 통해 수출 길을 확대하는 동시에 소비촉진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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