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239건 적발
미국산이 94건(39%) 차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로 반입된 쇠고기 중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 허위표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의원실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에서 제출 받은 ‘쇠고기 국가별 원산지 거짓표시 위반현황’ 자료 분석 결과, 올해 8월까지 239건의 수입산 쇠고기 원산지 허위표시 사례가 적발됐으며, 이 중 미국산 쇠고기를 국내산이나 호주산으로 거짓표시한 건수가 94건(39%)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둔갑 판매된 미국산 쇠고기를 물량으로 따져보면 총 38.4톤으로, 전체 원산지 허위표시 물량 76.9톤의 절반에 해당돼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해에도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 위반은 수입산 쇠고기 가운데 가장 많은 183건이 적발됐다.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원산지 위반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7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쇠고기 19만1668톤의 약 48%인 9만1356톤이 미국산 쇠고기로, 전년 동기대비 수입량이 1만6317톤이나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미국산 쇠고기는 호주산을 밀어내고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 증가에 원산지 둔갑 판매까지 늘어날 경우 가뜩이나 소비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한우 사육 농가는 물론, 소비자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정부가 원산지 단속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최근 국내 축산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산의 국산 둔갑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며 “철저한 원산지 단속을 통해 외국산 축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호주산 쇠고기의 올해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는 미국산에 이은 70건(13.3톤)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가의 쇠고기가 원산지 허위표시 현황 상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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