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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장 영농손실 보상기간 4개월···“전형적 탁상행정”‘어이없는’ 육묘장 영농손실 보상
   
▲ 밀양시 상동면 가곡리 들판에 '고속국도 제14호선 창녕~밀양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편입구간을 알리는 빨간 깃발이 날리고 있다. 이곳의 한 육묘장은 4개월에 불과한 영농손실보상으로 인해 이전준비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경남 밀양 푸른육묘
고속도로 건설공사 편입하면서
“이전해도 계속 영농 가능”
손실보상기간 4개월로 제약
“육묘장 특수성 무시 탁상행정”
현실 안맞는 법규 바꿔야


공익사업에 수용되는 육묘장의 영농손실보상 기간을 2년이 아니라 불과 4개월로 제약한 국토교통부고시가 현대 영농현실과 괴리된 ‘탁상행정’이기에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경남 밀양시 상동면 가곡리 들판 곳곳에 빨간색 깃발을 단 깃대가 꽂혀 있다. ‘고속국도 제14호선 창녕~밀양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편입 구간임을 알리는 깃대다. 산을 뚫고 나오는 새 고속도로가 현재 길가 전봇대보다도 높게 이 들판을 가로질러 건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빨간 깃발을 볼 때마다 전강석 밀양푸른육묘 대표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수십 년 땀방울을 쏟아 일군 육묘장을 가로질러 이 깃발이 나부끼고 있기 때문이다.

전 씨가 보여준 한국도로공사 창녕밀양건설사업단의 통지문에 따르면 이 육묘장은 제1온실 비닐하우스 1만6500㎡(5000평) 중 3300㎡(1000평), 제2온실 비닐하우스 4950㎡(1500평) 중 1650㎡(500평), 유리온실 창고 1815㎡(550)평 중 561㎡(170평) 정도가 편입대상이다. 육묘장의 약 1/4 면적이 편입되는데, 가장 넓은 제 1육묘장의 남쪽 방향에 전봇대보다 높게 고속도로가 건설되기에 육묘장의 이전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편입 육묘장의 영농손실보상 기간이 통상적으로 알고 있던 2년이 아니라 4개월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전 씨는 억장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1995년 밀양지역 제1호 육묘장으로 시작해 2000년대 초 국내 최초로 일본에 접목묘를 수출하기도 했던 육묘장이 제대로 된 이전보상을 받지 못해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48조에 따르면 공익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되는 농지는 도별 연간 농가평균 단위경작면적당 총작물총수입의 직전 3년간 평균의 2년분을 곱해 산정한 금액을 영농손실액으로 보상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관보에 고시하는 농작물실제소득인증기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실제소득을 입증하는 자가 경작하는 편입농지는 그 면적에 단위경작면적당 실제소득의 2년분을 곱해 영농손실액으로 보상한다.

다만 농작물실제소득인증기준에서 직접 해당 농지의 지력을 이용하지 않고 재배중인 작물을 이전해 영농을 계속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단위경작면적당 실제소득의 4개월분을 곱해 산정한 금액을 보상한다.

2013년 시행된 농작물실제소득인정기준(국토교통부고시 제2013-401호)에는 ‘이전해 중단 없이 계속 영농이 가능한 작목 및 재배방식’으로 △원목에 버섯종균을 파종해 재배하는 버섯 △화분에 재배하는 화훼작물 △용기(트레이)에 재배하는 어린묘가 적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한국도로공사 창녕밀양건설사업단은 전 씨의 육묘장에는 4개월의 영농손실보상만 해줄 수 있다고 통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 씨는 “노지에 작물을 심어도 2년간의 영농손실을 보상해주는데, 훨씬 많은 시설을 투자한 육묘장에 4개월의 영농손실만 보상해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냐?”고 반문했다.

특히 “트레이 모종이 이동 가능하다고 해서 4개월 만에 육묘장을 이전할 수 있다고 여기는 발상은 현대 기술농업이 집약된 육묘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면서 “정부가 권장하는 ICT 기술농업의 방향과도 어긋나는 제도적 엇박자다”고 질타했다.

전국육묘산업연합회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보내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연합회는 “현대농업의 방향은 토양 병충해로부터 안전한 농사를 짓기 위해 상토나 양액재배로 전환하고 있다”고 주지시켰다. 이에 “태양과 외부 바람까지 차단한 식물공장까지 도입되는 마당에 ‘농지의 지력을 이용하지 아니하고’라는 1900년대 사고방식의 농업손실보상 관련법규가 첨단농업을 선도해온 육묘장 등을 일거에 망해버리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밀양=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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