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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농 문제 전문가 원톄쥔 중국 인민대 교수 “서양식 산업화논리 극복···소농 살리는 생태농업으로 가야”
   

원톄쥔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개혁 개방 이후 성장과 효율 중심의 서양식 산업화 논리가 득세한 중국에서 3농(농민, 농촌, 농업)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주장해 국가적 핵심의제로 만든 학자이자 실천가이다. 2013년 그의 저서 <100년의 급진>이 번역돼 큰 반향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5일 충남연구원에서 ‘생태문명 전략: 중국 현대 농업정책의 해독’이란 주제로, 26일에는 한살림, 두레, 행복중심 등 3개 생협과 함께 ‘중국 협동조합운동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2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서구경제, 식민지·전쟁으로 성장
자본화된 대농장모델 따라가선 안돼

협동조합 통한 농민 조직화 우선
생산자-소비자협동조합 만나 협력
다양한 경영모델 만들어 가야

농민과 중산층 소비자 손 잡고
새로운 삶의 방식 모색할 때


원태쥔 교수는 서구와 동아시아의 농업은 그 역사와 유형이 다르므로 미국의 대농장제도를 따라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많은 학자들이 우리와는 상관없는 서구에서 만든 대농업, 규모화된 농업, 즉 앵글로색슨 모델과 미국식 자유무역, 세계화를 신봉하고 농업도 하나의 산업으로써 경쟁체제로 다루는데, 근본적으로 아시아의 소농들이 세계의 식량 농산물 경쟁체제에서 경쟁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을 지칭하는 앵글로색슨 모델이란 식민지화를 통해 자본화한 대형농장을 말한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이 나름대로 안정된 사회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모두 수천년 농업문명의 뿌리를 바탕으로 토지를 균등분배 하는 토지개혁을 실행, 소농경제가 사회를 지탱해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구경제가 식민지와 전쟁 등 외부에 비용을 전가하면서 성장해왔다면, 중국의 근현대 공업화는 내부 비용 전가형 발전, 즉 농업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그러다 90년대 초반에 세계화의 대가가 3농에 전가되자 3농 문제가 폭발적으로 사회문제화 되기 시작한다.

그는 중국이 “주요 국제자본잉여가 농업경제환경 위기를 초래하는 현대화의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사적 교훈을 볼 때 서구의 산업 잉여는 농업잉여와 과열경쟁을 유발했고, 중국에서는 근 20년 이상 두 배의 과잉생산이 발생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농업오염, 안전하지 않은 먹거리, 사회적 신뢰부족과 시장 통제에 대한 정부실패가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먹거리 과잉생산, 거대한 양의 낭비와 빈곤 및 기아가 나란히 존재합니다.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가 맞물려 사회적 갈등이 촉발되죠.” 도시에서 과잉된 자본이 악성 경쟁상태로 빠지자 농촌으로 들어와 농촌의 자원을 점유하면서 수입을 얻게 되는데, 이때 사람과 자연을 고려하지 않고 약탈한다는 것이다.

그는 농촌의 문명이 공업화에 의해 파괴된 상황에서 3농에 의한 자기 회복을 돕기 위해 ‘향촌건설운동’을 주창하고 협동조합(합작사)을 통한 농민의 조직화를 강조한다. 그가 요약하는 농촌재건운동에서 3농의 개념은 △농민 권리 연대 △생태농업 안보 △농촌환경의 지속가능성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사회화된 생태농업’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물론 대부분 소농이겠지만, 농민뿐 아니라 시민들, 모든 사회 성원들이 참여하는 사회화된 생태농업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농업 발전 방향은 생산자협동조합과 소비자협동조합이 만나서 함께 협력하면서 발전시켜나가며 다양한 경영 모델을 만들어가고, 다양한 형태의 산업이 농업협동조합을 통해 확산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농지소유가 아니라 균등 분배 원칙에 따라 경작권을 갖고 있지만, 농가 1인당 0.7ha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직화가 필요하다.

원 교수는 중국 중산층들의 귀농귀촌 현상과 정부의 농지제도 변경 등 귀농귀촌 정책도 소개했다.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을 때 중산층 패닉 현상이 일어나는데, 한순간에 자신의 경제력이 무너지는 위기를 모면하고, 경제발전의 결과로 나타난 식품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으로 돌아가서 농민들과 연대하고 자기 생활 방식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소비자협동조합, 생태농업 운동의 실질적인 주요 세력은 농민과 중산층 소비자들이 함께 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의 농촌에서 확산되는 농촌재건운동과 함께 유기농업, 다기능 생태농업, 6차산업, 공동체지원농업(CSA)을 전하기도 했다.

이상길 논설위원, 한국농어민경제연구소장

 

원톄쥔 교수는
중국인민대학 농업․농촌발전학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지속가능발전고등연구원장이다. 3농 문제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발전 문제를 ‘비용전가론’ 같은 틀로 풀어내고, 실제로 현장에서 농민들과 향촌건설운동에 주력하는 실천지성이다. 저서 <백년의 급진>, <여덟 번의 위기>가 번역출판됐다. 문화대혁명 때 노동자, 농민, 군인으로 보냈고 20년 넘게 중앙정부 싱크탱크 및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3농문제를 중국의 최우선 국가과제로 채택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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