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과학원 소비자 조사   
섬세도 등 마블링 형태 새로운 기준에 추가 찬성


국내 소비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현행 마블링 위주의 육질등급 보완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저지방육 선호 보다는 한우 품질 개선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소 도체 등급제 보완 대책과 관련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월 1회 이상 한우고기를 구입하는 만 20세~65세 여성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고기 등급제 보완 방향과 구매성향, 선호도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6.6%가 현재의 소고기 육질등급을 ‘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완을 원하는 이유로는 ‘품질 향상을 위해’, ‘마블링도 중요하지만 색상이나 조직감도 중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소고기 육질 등급을 평가할 때 섬세도 등 마블링 형태를 새로운 기준에 추가하자는데 70.8%가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조직감과 육색 등 타 항목 기준 강화에 대한 의견도 반대(16.6%)보다는 찬성(73.8%)을 택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불었던 저지방육 선호 분위기와는 다르게 마블링 함량 자체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4.8%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들 가운데 일부 소비자(5.4%)들은 마블링 함량 기준을 현행보다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쇠고기 육질등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대답했던 27.2%의 소비자 중에서도 대다수가 마블링을 고기의 맛과 품질을 더하는 요소로 꼽았다. 다만, 38.8%의 소비자는 마블링 함량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의 쇠고기 구매 유형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됐다. 응답자의 60%가 ‘2주일에 1회 이상’ 소고기를 구입하고 있으며 이 중 34%는 한우를 구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우 구입 시 고려하는 조건은 ‘등급(61.8%)’, ‘가격(57%)’, ‘원산지(43.6%)’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고기를 자주 먹는 집단은 ‘등급’을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가격과 브랜드’, 소득이 높을수록 ‘원산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우고기 등급은 1+등급에 대한 선호도(54.4%)가 가장 높았고, 선호부위는 등심(47.6%)·양지(16.4%)·갈비(13.2%)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조수현 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농업연구관은 “수입육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자 요구는 다양해지면서 한우고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등급제 보완을 추진하되,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과학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관련 기술개발이 확립된 후 현장 정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