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농어업인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로 탄생한 한국농수산대학이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농수산대학은 첨단시설과 현장 중심의 교육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한국 농어업을 이끌어 갈 전문 후계인력을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농어업 분야 전문가 양성 학교라고 평가받고 있다. 졸업생의 80%가 실제로 농어업 현장에서 종사하며, 성공한 농어업CEO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하는 교육기관으로써 자리매김한 것이다.

특히 2018학년 신입생부터 정원을 대폭 늘려 승계농어를 목표로 하는 학생뿐 아니라 농어업에 관심을 가진 도시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대폭 확대했다. 최근에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전문농업경영인을 양성해 나가겠다는 미래지향적인 계획까지 실천하고 있다. 이에 김남수 총장에게 개교 20년 동안 농어업 부분에 기여한 성과, 전문농업인 및 농업경영인 양성을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들어본다.

20년간 4000여명 졸업생 배출
젊은농부 성공 스토리 주인공으로
고령화된 농어촌에 ‘신선한 바람’

국내외 선진 농어장 실습 등
전공별 체계적 전문교육 강화 주력
현장서 바로 적용 가능 ‘강점’

사람이 있어야 농어촌 유지 발전
후계인력 양성 농정 최우선과제로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았다. 학교 설립 이후 성과와 변화에 대해 얘기해 달라.

“우리 대학은 고령화와 개방화에 직면한 우리 농수산업을 살리고 농어촌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정예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명확한 목적으로 1997년에 설립된 3년제 국립대학이다. 졸업 후 농어촌으로 가서 농수산업을 경영하는 CEO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농수산업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전문기술과 경영자로서 갖추어야할 지식을 실습, 실무 위주로 가르치는 등, 차세대 농어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1997년 개교한 이래 지난 20년 동안 4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고령화 된 우리 농어촌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단단한 버팀목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최근 젊은 농부들의 성공 스토리는 대부분 우리 졸업생들의 이야기이다.

지난 2015년 부임한 이래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은 우리 대학이 미래 농어업에 보다 책임 있는 교육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대학의 입학정원을 390명에서 550명으로 40%이상 확대하고, 교수, 직원, 교육시설 및 예산 규모도 대폭 확충했다. 또한, 농어업의 미래 발전 트렌드와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한 학과 신설·분과를 추진해 종전 5개 계열 11개학과에서 2018학년도부터는 6개 계열 18개학과로 확대 개편한다.”


-졸업생 대부분이 농어업 분야 CEO로 정착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농수산업이 비전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물이 바로 한농대 졸업생 가구의 농가 소득이다. 우리 대학은 매년 순수하게 농수산업을 통해 올린 소득을 조사하고 있다. 2015년 졸업생 가구의 평균 소득은 9000만원이었다. 이 소득은 같은 해 일반농가 3722만원보다 2.4배, 도시근로자가구 5779만원보다 1.6배 높은 수치다.

젊은 친구들이 농어촌에 들어가 농사를 짓고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득을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농어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은 졸업생들의 도전정신과 실패에도 쓰러지지 않는 열정, 끈기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이러한 꿈,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 많은 청년들이 농어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라고 생각한다. 재학 중에는 최신 농수산업 트렌드와 기술을 반영한 실습 중심의 교육을 통해 지도하고, 졸업 후에도 한농대아카데미 등을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다.”


-최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전문농업경영인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우리 대학은 지난 8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농연은 국내 최대의 농업경영인 조직으로 중앙연합회를 필두로 각 지역연합회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전국 14만 회원과 300만 농업인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대변하고, 농업인들의 복지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등 농촌의 리더로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학생들이 농어촌에 정착하여 영농영어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 농어촌의 차세대 지도자로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한다. 차세대 농어촌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부분에 있어 대학과 한농연의 협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어 이번 협약을 추진하게 됐다.

한농연 소속 교육기관인 한국농업연수원과 협업해 승계농업인 교육 등 지도자 양성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농연의 지도자 양성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하여 학생들이 차세대 농어촌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젊은 청년 농어업인을 배출하는 전문 교육기관으로써 학교만의 차별화된 교육법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 재학생들은 국가에 선택받은 국비 장학생이라는 자부심과 미래 대한민국 농어촌을 끌고 갈 인재들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

우리가 자랑하는 특유의 교육과정은 이론과 실습교육을 병행하는 ‘샌드위치’ 교육 시스템이다. 1학년에 입학하면 교내에서 전공에 대한 기초과목을 배우고, 2학년은 1년간 국내·외 선진농장이나 연구기관 등에서 실습을 하며 실무 적응 능력을 배양한다. 3학년은 다시 학교로 돌아와 전공별로 더욱 깊은 전문지식을 배우며 졸업 후 경영계획을 수립하여 농어촌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된다. 모든 전공과목은 실무·실습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캠퍼스 내에는 ICT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장비와 학과별로 체계적으로 현장체험 교육을 할 수 있는 실습시설을 마련했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2학년은 1년간 국내외 선진 농어장 실습을 통해 최신 농수산 트렌드 기술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농어장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을 한다는 것이 다른 대학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청년들이 사라진 농어촌에서 한국농수산대학의 졸업생들은 농어업을 책임지는 소중한 자산이다. 전문성을 갖춘 정예 후계 인력 양성에 정부가 해야 역할은 무엇인가?

“ 농수산업은 정예 후계 인력 양성이 어느 산업보다 시급하다 할 수 있다. 약 20년 전인 1995년 농가인구가 485만 명이었는데 10년 후인 2005년에는 343만 명, 2016년에는 249만 명으로 감소했다. 거기다가 경영주 평균 연령도 66세에 달한다.

농수산 후계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산업을 유지한다는 좁은 의미를 떠나, 우리가 지켜온 국토, 농어촌이 품고 이어온 우리의 역사, 문화, 삶의 공간을 보존한다는 더 넒은 의미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농수산업 후계인력 양성은 농정의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 대학 졸업생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운점은 운영자금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제가 졸업생 농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졸업 후 5년 간 5억원 정도의 자금이 있어야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지만, 후계농자금지원이 시설설치자금 위주로 2억원 한도까지 지원돼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우리 대학에서는 졸업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자금지원 사업 등을 안내하고 있으며, 관계 부처 및 금융기관에 새로운 정책 개발과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새로 시작하는 청년농업인직불제는 청년 농어업인들의 영농영어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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