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산 노지감귤 출하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감귤 품질도 좋고 생산량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감귤 농가에서는 높은 가격에 감귤을 출하해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감귤 출하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제주감귤농협에서 내부 갈등이 빚어지면서 시작부터 삐걱되는 모습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감귤의무자조금 전환 추진 등으로 감귤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인데, 감귤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감귤농협에서 내부 갈등이 발생하면서 감귤농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농가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제주감협의 갈등은 조합장의 독단 경영과 사퇴를 촉구하는 임원진의 성명서 발표를 시작으로 표면화됐다.

임원진은 성명서를 통해 조합장에 대한 7가지의 의혹과 문제를 제기했으며, 앞서 지난달 21일 열릴 예정이던 제주감협 창립 57주년 기념 명품화감귤 생산‧출하 결의대회가 돌연 연기되면서 갈등 표면화가 예상됐다.

당시 결의대회 연기 사유 역시 감귤농협 내부 갈등이 문제였다. 결의대회 자정결의문 중 내년부터 물 세척 없이 출하하자는 부분에서 조합장과 물 세척 유지를 주장한 반대측이 부딪혔다.
결국 감귤농협 이사회가 행사 당일 ‘조합장의 독단적인 감귤 선과 물 세척 금지’ 등 문제제기를 위한 집회신청을 내면서 결의대회가 연기되는 등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에서는 모 조직의 비용 지원 요구를 조합장이 들어주지 않아 조합장에 대한 기선제압을 위해 갈등 양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내부에서야 어떤 상황이든 감귤농협은 감귤농가에 의해, 감귤 농가를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감귤농협 조합장과 임직원간 알력 다툼으로 올해산 노지감귤 출하와 감귤의무자조금 전환이 논의되는 중요한 현 시점에서 피땀을 흘리며 한 해 동안 농사를 지은 감귤에 대한 제값받기를 뒤로하고, 농가에 손해를 끼친다면 자신들의 존재 이유가 상실됨을 감귤농협 구성원은 명확히 각인하길 바란다.

제주 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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