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추석엔 5만원대 이하 상품과 10만원대 이상의 고단가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최근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다양한 한가위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추석
선물세트 '양극화추세' 뚜렷
1인 등 소형가구 증가도 한몫

고소득자 증가 등과 맞물려
10만원 이상 고급상품 매출 쑥 
황제사과·인삼 등 비중 높여


“소포장으로 가격대를 낮추거나 고품위 위주의 프리미엄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청탁금지법 시행과 1인 가구 증가가 이번 추석 대목 유통가를 관통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산지에서의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달 중순을 기해 대부분의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추석 판매에 들어갔다. 주목할 점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추석에 대비해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대폭 늘렸다는 것. 또한 1인 가구 등 소형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포장 위주의 상품 영역이 넓어지는 것도 5만원 미만 상품이 늘어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의 경우 추석 선물세트 중 5만원 미만 가격대 선물세트 비중을 지난해 추석보다 20% 늘린 90% 이상으로 잡았다. 선물세트 10개 중 9개가 5만원 미만이라는 것이다. 9월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본 판매를 진행하는 농협유통 역시 예년보다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30% 확대한 것과 동시에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용랑 개별 진공포장 상품도 늘렸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과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5만원 이하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해 우리 농산물 판매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5만원 이하 상품과 더불어 고급 상품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8월 14일부터 9월 7일까지 진행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금액대별 신장률에서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 대비 237.0%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10만원 이상의 상품도 251.5% 신장했다. 반면 5만~10만원 사이의 상품은 56.1% 증가에 그쳤다. 유통업계의 사전예약 선물세트 수요가 매년 크게 상승하고 있기에 전체 금액 상품 모두에서 매출이 상승했지만 5만원 미만이나 프리미엄 상품이 유독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사전예약 선물세트 성적을 보고 이마트는 5만원 미만 선물세트는 물론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에도 집중했다. 농산물을 보면 14브릭스 이상의 고당도로 구성된 고품위 사과를 황제사과(12입)로 명해 12만원대에 선보였으며, 비교적 고가 상품인 인삼·버섯 선물세트의 비중도 높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늦고 긴 추석으로 전체적인 선물 시장이 신장할 것으로 봤고, 그중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전 예약에서도 이런 동향이 나타났다”며 “본 판매에서도 (5만원 이하 상품은 물론) 다양한 프리미엄급 상품들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5만원 이하의 상품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고급 상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산지에서도 이런 소비 행태에 부합하는 명절 대목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청탁금지법 시행에 맞춰 산지에서도 이제 소포장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조적일수도 있지만 고소득자 증가와 맞물려 프리미엄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어 고품위 위주의 품질로 상품성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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