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추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가위, 중추라고도 불리며 연중 으뜸 명절로 뽑히는 추석이 올해는 예년보다 늦은 10월 4일이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 추석연휴가 열흘로, 역대 최장일이다. 대형마트 및 유통업체에서는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농축산물을 비롯한 다양한 선물세트를 일제히 내놓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시장 개방과 소비트렌드 변화로 오렌지, 체리와 같은 수입과일, 미국·호주산 쇠고기세트가 인기 선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차례상에 수입과일을 올린다는 소비자가 20%에 달한다. 여기에 가뭄과 때늦은 폭우, 각종 병해충과 싸우면서 추석 대목을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 품목 출하량 증가로 ‘풍년의 역설’에 직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영향이 크다. 결국 추석 전 가액조정 조차도 어렵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설 때보다 수요가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만약 설 때보다 농축산물 선물 수요가 줄어든다면, 농민들의 피해는 한층 더 심화될 것이 뻔하다. 

물론 정부도 우리 농산물로 구성된 추석명절 선물 세트를 마련하고 직거래장터 및 특판장 운영 등 소비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올 한해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추석선물을 골라야 한다면 우리 농축산물을 우선적으로 구입하자. 우리 땅에서 농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키운 우리 농축산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 모두 만족하고 그 의미 또한 각별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