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추석 과일시장에선 하우스 감귤이 아닌 품위가 아직 올라서지 않은 노지감귤의 출하는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2주 가량 남겨둔 지난 18일 서울의 한 마트 과일 매대에서 소비자가 하우스 감귤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선물용보다 일반 가정 소비나 제수용으로 추석 시장이 형성되는 사과·배 이외 과일류의 경우 추석이 다가올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소비 특성을 지닌다. 올 추석에도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하고 있다. 산지를 보면 최근의 큰 일교차가 당도를 올리게 하는 등 생육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다만, 단감은 조생종보다는 중생종 위주의 출하 전개, 감귤은 노지 물량 출하 자제 등 추석에 선보일 수 있는 사과·배 이외 과일류인 단감·감귤·포도·복숭아의 시장 출하 전략은 상이하다. 이들 품목의 산지 동향과 더불어 가락시장 유통 종사자들이 전하는 단감·감귤·포도·복숭아 출하 전략을 살펴봤다.

중생종 위주 단감시장 형성돼야
당도 낮은 노지감귤 출하하다
자칫 제철 가격에 악영향 우려

포도 과 크기 큰 제수용 높은값
복숭아 출하 많지 않아 선전 전망


▲단감=늦은 추석으로 인해 이번 대목장에 단감은 충분한 양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년 추석엔 서촌 조생 위주의 단감 시장이 형성됐다면 늦은 추석인 올해 대목장엔 송본과 태추, 상서 등 중생종까지 출하가 예고됐고, 9월 넷째 주 현재 본격적인 물량 출하가 전개되고 있다.

단감은 제수용 수요가 강해 추석 직전 소비가 많지만 서촌의 경우 출하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간식용이나 일반 소비력이 좋은 송본, 태추 등의 물량과 겹치기보다 이에 앞서 출하를 마무리해야 단감 전체 소비와 시세가 지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촌이 마무리되고 중생종 위주의 단감 시장이 형성되면 단감 소비와 시세는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거리 영향 등으로 물량이 많지 않는 반면 단감 작황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송본, 상서 등이 해거리 영향으로 많이 달리지 않은 반면 단감의 맛이 좋고 전반적인 품위도 높은 편”이라며 “서촌이 마무리되고 송본, 태추, 상서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면 올 추석에 단감 시장은 비교적 양호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감귤=올 추석 과일시장엔 감귤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품목이다. 다만 황금향 이외에는 만감류가 거의 없어 선물용보다 제수용이나 일반 가정용 소비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에서 우려하거나 조언하는 건 감귤이 하우스 위주의 시장으로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감귤출하연합회가 정한 노지감귤 출하일은 2015년산은 10월 1일, 2016년산은 10월 5일이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하게 10월은 돼야 극조생 노지감귤의 적기 출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적어도 10브릭스 이상의 당도는 나와야 하지만 올해엔 10월 초에 추석이 있어 그 이하 당도에서도 9월말부터 시장에 노지감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 만일 이들 물량이 9월에 시장에 나올 시 추석은 물론 전체 감귤 시즌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우려하고 있다.

강남규 농협공판장 경매부장은 “극조생 노지 물량은 10월 초부터 나와야 하고, 적어도 당도가 10브릭스 이상은 돼서 시장에 출하돼야 한다”며 “추석 대목장을 노려 당도와 품위가 떨어지는 노지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면 올 추석 시장은 물론 이제 막 시작되는 감귤 시즌 내내 고전할 수 있을 만큼 후폭풍이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포도·복숭아=포도와 복숭아는 여름철 대표적인 제철 과일이지만 추석 대목장에도 이들 품목의 수요는 꾸준하다. 포도는 제수용으로도 소비되고, 제수용으로 소비가 안 되는 복숭아도 일반 가정용 수요는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 중 포도의 경우 재배 면적 감소로 인해 여름 내내 출하량이 많지 않았고, 추석에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도는 양호하지만 과가 작은 이번 포도 시장에서 특히 제수용 위주의 과가 큰 상품은 높은 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과장은 “포도는 추석에도 출하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밤 기온이 찬 것도 당도는 올릴 수 있지만 포도 과 크기에는 좋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며 “제수용으로도 많이 나가는 포도 시장 특성상 보통 추석을 앞두고 시세는 올라서서 올해도 이런 경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올 추석엔 과가 큰 상품은 더 높은 시세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복숭아는 최근의 큰 일교차로 인해 생육 상황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복숭아 재배 특성상 9월말엔 출하량도 많지 않아 올 추석에 복숭아 시장이 비교적 선전할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고태호 서울청과 경매차장은 “올 추석에 복숭아 시장은 괜찮을 것 같다. 적어도 지금보다 시세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이 늦어 수요 기간이 길고, 일교차가 커 상품성이 좋은 물량도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체 과일류 시장을 보면 올 추석엔 연휴가 길고 늦어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하다. 산지에서 고품위 위주의 출하를 전개해준다면 더 나은 추석 대목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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