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특수에 대한 전통주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전통주 선물세트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 변화에도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사진은 국순당이 추석을 맞아 출시한 프리미엄 전통주 선물세트.

추석이 다가오면서 전통주 업계는 어김없이 ‘명절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의 경우 추석 연휴가 임시공휴일 등으로 역대 최장 기간이라는 점이 전통주 매출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르고 있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1년을 맞는 시기인 만큼 전통주 선물을 주고받는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 올해 하반기에 시행된 온라인 판로 확대 방침에 따른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추석을 맞는 전통주 업계의 동향을 살펴본다.

프리미엄급 증류소주 부터
차례전용·자양강장 등 선봬
나홀로 명절 쇠는 '혼추 세트'
전통주 미니어처 5종도 눈길


▲선물세트 출시 ‘봇물’=명절을 실감케 하는 것 중 하나는 선물세트가 ‘봇물’처럼 출시되고 있는 모습이다.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이달부터 주류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다양한 특징을 내세운 선물세트를 출시하고 있다. 전통주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저렴한 가격대, 소용량 크기, 1인가구 등을 겨냥한 마케팅이 돋보인다. 물론 제법 규모가 있는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순당은 이달 들어 전용잔과 함께 새롭게 구성된 프리미엄급 고구마 증류소주 ‘려’ 선물세트를 비롯해 차례전용 술 ‘예담’, 자양강장 세트, 법고창신 선물세트 등을 선보였다. 가격대는 2만원대부터 다양하게 준비했으며,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용량 제품은 물론 다양한 크기의 용량을 내세웠다.

신세계백화점은 혼술족, 혼밥족을 겨냥한 ‘혼추 세트’를 내놨다. 고향에 가는 대신 나홀로 명절을 보내겠다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도 점점 증가하는 점을 감안한 상품 구성을 선보인 것. 문배주, 명인안동소주, 이강주, 감홍로, 진도홍주 등 5가지 증류주를 125ml의 미니어처 병에 담아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전통주 미니어처 세트’도 색다르다.

중소 규모의 전통주 업체들도 청탁금지법 시행을 감안해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제품 구성을 달리한 명절 선물세트를 출시하고 있지만, 마케팅 및 홍보 여력이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역 중소 업체들의 사정을 잘 아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전통주 선물세트 출시를 홍보하고 있지만, 지역 업체들의 분위기는 이와 다르게 가라앉아 있다”면서 “그나마 올해 하반기에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공간을 통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런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맥주를 추석 선물세트로 확대, 출시하고 있어 전통주 매출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다. 수입맥주 명절 선물세트는 올해 설 명절에 처음 기획됐는데, 저렴한 가격대와 다양한 기획, 패키징, 마케팅 등으로 인기몰이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설에 준비한 수입맥주 선물세트는 모두 팔려 나갔으며, 올 추석에는 수입맥주 선물세트 매출 목표를 2017년 설보다 30% 이상 높여 잡은 상황이다.


전통주 업계 '청탁금지법·온라인 매출' 큰 관심

지난해 추석 연휴 끝난 뒤 
대량 반품 사태 겪어 걱정

온라인 판매 허용 뒤 첫 명절 
G마켓·위메프 등 경쟁 기대


▲업계가 눈여겨보는 점은=업계가 이번 명절 특수의 관건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번 추석이 청탁금지법 시행 1년을 맞은 시점에서 청탁금지법이 전통주 선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제대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소비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고, 반면 전통주 선물을 주고받는 측면에 대한 거부감이 지난해보단 희석된 측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물 수요가 다소 살아나지 않겠냐는 기대 심리도 있다.

한 전통주 업체의 대표는 “지난해 추석,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연휴가 끝난 뒤에 전통주 선물 반품 물량이 엄청났다. 아무래도 법 시행과 맞물려 소비 심리가 크게 얼어붙었는데, 올해는 업체들도 제품군을 재구성하고 가격대를 조정하는 등 나름의 대응도 있었고 법 적용에 대한 오해 등도 많이 희석된 듯한 느낌이 든다”며 “소비 부진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지만, 한편으론 기대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주목하는 측면은 온라인 공간이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일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전통주 판매를 허용하는 방침을 시행했는데, 시행 이후 첫 번째 맞는 명절인 만큼 매출 향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심리가 업계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통주 판매 경쟁도 이런 기대를 키우고 있다. G마켓과 옥션,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이 추석을 겨냥해 차례주부터, 증류식 소주, 과실주, 막걸리까지 다양한 전통주를 선보이며 전통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통주 관련 단체의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는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어떤 프로모션으로 선물세트를 알릴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온라인 쇼핑을 얼마나 잘 공략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지역에서 중소 규모의 전통주 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언론이나 대외적으로는 전통주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지역 중소 업체들이 느끼기엔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턴 온라인 쇼핑몰 공간에서 전통주 판매가 허용됐는데, 이를 활용하는 노력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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