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0.1~0.2℃씩 1~2개월 낮추면 발생 줄어"

씨감자 ‘하령’은 수량이 많고 맛이 좋아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지만 저장 중 발생하는 탄저병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런데 농촌진흥청이 변온저장을 통해 씨감자 ‘하령’의 탄저병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2일 ‘하령’ 품종의 탄저병 발생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1~2개월에 걸쳐 1일 평균 0.1~0.2℃씩 낮추는 변온저장을 하면 병발생률이 크게 낮아졌다.

설명에 따르면 감자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고랭지 씨감자는 초가을에 수확해 저장고에서 5~6개월 저장한 후 다음해에 농가의 봄 감자용으로 제공된다. 또한 ‘하령’은 수량이 많고 저농약 재배가 가능하며 맛이 좋은 품종이다. 하지만 고랭지에서 수확한 후 ‘아물이 처리’(큐어링, 수확 후 병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상처부위를 미리 치료하는 작업)를 충분히 하지 않고 저온고습 조건에서 저장하면 병이 잘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직사광선이 없는 온도 12~18℃, 습도 80~85%의 창고나 하우스에서 10~14일 정도 아물이 처리(큐어링)를 하지만 탄저병에 약한 ‘하령’ 같은 품종은 최소 3주 이상, 최대 6주까지 늘려준다.

그런데 농진청이 고랭지에서 수확한 씨감자 ‘하령’의 저장 실험을 한 결과, 아물이 처리 후 저장 시 저장고 온도를 서서히 낮춰주면 탄저병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하령’을 저온저장고에 바로 보관했을 때는 탄저병 발생률이 14~30%였다. 그러나 1~2개월에 걸쳐 매일 0.1~0.2℃씩 단계적으로 목표 저온(씨감자는 보통 온도 2~4℃, 습도 80~90%에서 저장)까지 낮췄을 때는 발생률이 낮거나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동철 농진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연구사는 “역병에 강하고 수량이 많으며, 맛이 좋은 ‘하령’의 건강한 씨감자 생산 및 수급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며 “탄저병에 약한 ‘하령’과 같은 품종은 수확 후 올바른 아물이 처리와 단계적 변온저장을 통해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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