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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물폭탄·돌풍피해 속출
   
▲ 거제시 거제면 이정모 씨가 폭우와 돌풍으로 파손된 유리온실을 가리키고 있다.

11일, 308mm 기록적 폭우
오이농사 이정모 씨 유리온실
출하 일주일 앞두고 ‘쑥대밭’
“국지적 이상기후현상 급증
근본적 재해대책 마련
피해농가 도움 손길 시급”


경남 거제지역에 308㎜의 기록적 ‘물폭탄’이 쏟아지고, 국지적 돌풍까지 불어 닥쳐 농업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12일 찾은 거제시 거제면 이정모 씨의 유리온실은 천장 유리가 깨어진 채 처참한 몰골을 보였다. 11일 새벽 폭우와 함께 거센 회오리바람이 일어 7000여장의 온실 유리 중에서 1000장의 유리를 파손시켰고, 온실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출하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있던 온실 안 오이는 삽시간에 쓰레기로 전락했다. 이 씨가 공들여온 이번 작기 오이농사 자체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 유리온실 주위에 있는 하남수 씨의 주택까지 유리 파편이 날린 흔적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하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새벽에 비바람과 함께 날아온 유리파편이 집 곳곳을 때려 두려움에 떨었다”면서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거제시에는 무려 308㎜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거제면의 경우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약 4시간동안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집중됐을 뿐더러, 국지적으로 거센 돌풍까지 동반해 이 씨의 시설하우스를 파손시켰다.

이 씨는 그 시간 유리온실과 다소 떨어진 파프리카 비닐하우스에 물이 차오르자 퇴수를 위해 사투를 벌였다.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간신히 파프리카 비닐하우스의 치명적 침수피해를 막아냈지만, 오이 유리온실이 이토록 처참하게 부숴 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그는 “몇 차례 큰 태풍을 맞아도 까딱없던 유리온실이 이렇게 허망하게 파손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자부담만 많고 실효성이 떨어져서 몇 년 전부터 농작물재해보험을 넣지 않았는데, 이번 피해를 어떻게 추슬러야 할 지 난감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한농연경남도연합회(회장 이학구) 임원들은 12일 이 씨의 온실을 방문해 위로금을 전달했다.

이학구 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예기치 못한 국지적 이상기상현상이 급증해 농민들에게 자연재해라는 큰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제도적 보완대책 마련도 필요하겠지만, 피해농민들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다각적인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폭우와 돌풍으로 거제지역에는 농작물 침수·관수 14.4ha, 벼 도복 9ha, 시설하우스 파손 1.4ha(오이·한라봉·토마토 등)의 농업피해를 입은 것으로 거제시농업기술센터에 잠정 집계됐다. 일운면 국도 14호선과 동부면 지방도 1018호선 등 도로 유실도 잇따랐다.

거제=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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