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뽀빠이’를 기억하는가?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뽀빠이처럼 건강해진다고 어린 시절 식탁엔 시금치가 늘 올라왔다. 요즘은 트렌드가 바뀌어 어린이들이 뽀빠이를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어린 시절, 뽀빠이는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다.

뽀빠이는 미국의 시금치 회사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시금치가 비타민이 풍부해 몸에 좋다는 것을 ‘뽀빠이’라는 캐릭터로 하여금 어린 동심을 사로잡아 소비를 늘린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건강식품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인삼이다. 인삼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보양과 보신의 식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015년 기준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40%(홍삼, 인삼)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반식품으로서 다양한 활용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인기드라마에 소개돼 한류열풍을 타고 있는 여름 대표 보양음식인 삼계탕이 가장 대중적인 식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인삼은 크게 밭에서 수확한 수삼과 이를 증기로 쪄 말린 홍삼으로 구분되는데 소비자가 수삼을 이용하는 양은 전체의 34%(7255톤) 정도이며 60% 이상이 홍삼으로 가공돼 소비된다.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홍삼류 가공제품도 최근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식품들이 출시되면서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다. 건강기능성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기호도와 소비욕구도 변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인삼도 소비자의 기호도와 연령에 맞춰 변화를 거듭해야 할 때다.

홍삼이 인삼소비의 주를 이뤘던 이유는 수삼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다각적으로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삼을 보편적인 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다른 형태로 가공하는데 드는 비용도 줄이고 인삼 재고량을 줄이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수삼은 이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사포닌 이외에도 식품의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및 지방성분이 적절히 함유돼 있고 무기질, 비타민, 식이섬유 등의 조절원소로 구성돼 식품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탄수화물인 산당체와 단백질 중 아르기닌,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익산과 인지질이 포함돼 있어 아동 및 청소년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영양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활용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인삼은 편리한 식품으로서의 이용방법개발 부족과 한약재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서는데 한계가 있다.

이제라도 인삼이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편리한 식재료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현재 마트에서 판매되는 인삼은 구입 후 세척과 손질과정에 불편함이 있다. 세척삼, 소포장, 절편 등 규격화된 포장으로 유통된다면 좀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가공제품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제과, 제빵, 차에 이용할 수 있는 분말, 시리얼이나 영양 바에 이용할 수 있는 건조절편 등이 사례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삼의 다양한 활용법을 제시해 인삼이 비싼 약재라는 인식에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미지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소비자들이 인삼을 즐겨 찾게 된다면 인삼 소비 침체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신수요 창출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어 인삼 소비 대중화와 더불어 인삼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현동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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