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집중호우로 가격 높았던 지난 8월 기준으로 10월 전망 오류
제수용 과일 등 출하 몰려 낮은값 전망 불구 대목 전부터 소비 찬물


8월 농산물 시세가 10월 추석의 농산물 가격 전망 및 동향 근거로 제시되고 있어 산지와 시장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기도 맞지 않을뿐더러 올 추석엔 늦은 추석으로 출하량이 늘어나 오히려 시세가 낮은 품목이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 1일 신선식품 지수가 전월대비 10.7%, 전년 동월대비 18.3% 상승한 내용을 골자로 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엔 어느 해보다 무더위와 집중 호우가 계속돼 신선식품 가격이 비교적 높게 유지됐었던 것이다.

이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자 이를 인용해 ‘농산물 값 고공행진 속 추석 장바구니 비상’, ‘추석 앞두고 농산물값 껑충’ 등 추석 대목 시장에도 농산물값이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여론이 계속해서 형성되고 있다. 추석과 물가의 상관관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을 자극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기간의 간극이 발생한다는 것. 소비자물가지수는 8월 가격이지만 올 추석은 10월초로 늦게 위치해 있기 때문. 특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와 도매시장 등 농산물 관측 기관과 시장에선 올 추석이 유독 늦어 추석 대목 농산물 출하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세가 낮은 품목이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과일류의 경우 품종과 지역별 출하량이 몰려 추석 주요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 단감 모두 낮은 시세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매년 추석 대목장이 농산물 소비에 상당히 중요한 상황에서 추석 대목장이 시작되기도 전에 올 추석 물가가 높을 것이란 전망은 소비에 좋지 않게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10일이나 되는 긴 추석 연휴로 인해 해외 여행객이 급증해 긴 휴일이 농산물 소비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어 산지와 농산물 유통업계엔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가락시장의 김갑석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올해 추석용 물량이 많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시세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데 매스컴에선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는 소비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더러 자칫 추석 이후 농산물 시장까지도 무너지게 할 수 있다”며 “임시공휴일 지정 등 긴 추석 연휴도 내수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이번 추석 대목엔 가격보다는 소비를 활성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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