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영상인식기술을 적용한 초정밀 접목시스템을 개발했다. 두 대의 카메라를 활용한 이중 영상장치로 모종이 접목부위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절단해 접을 붙이는 방식이다. 개발된 시스템은 수박, 오이 등의 박과류, 토마토, 가지 등 가지과 작물 모두에 접붙이기 작업이 가능하며, 접목성공률 95% 이상, 기존 접목장치에 비해 작업노력이 50%가 절감된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개발배경과 주요기술 등을 간추렸다.

농진청, 영상인식기술 적용 초정밀 접목시스템 개발
수박·오이 등 박과, 토마토·가지 등 가지과 작물 가능

열매모종-뿌리모종 접목 절단면 상태정보 정밀 파악
접목성공률 95% 이상, 기존 장치보다 작업노력 50% ↓


▲개발배경=토마토, 가지, 수박, 오이 등 과채류는 접목(접붙이기)이 필요한 작물이다. 접목은 맛있고 수확량이 많은 열매모종(접수)과 영양분을 잘 흡수하고 병에 강한 품종의 뿌리모종(대목)을 절단해 이어주는 작업이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접목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토양소독제인 메틸브로마이드의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접목묘와 관련 기자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메틸브로마이드는 토양훈증 소독에 사용됐으나 오존층 파괴물질로 규정되면서 19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선진국은 2005년, 개발도상국은 2015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또한 작물별로 보면 접목비율이 수박은 99%, 참외 98%, 오이 89%에 달하며, 우리가 소비하는 과채류의 60%가 접목을 거쳐 육묘된 모종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경우 시설작물의 성장과 함께 육묘의 생력화, 효율화, 안정화 및 연중계획생산 등의 이유로 공정육묘시장도 성장추세다. 국내 공정육묘시장은 2010년 1870억원 규모에서 2013년 242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3년에는 4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육묘과정에 소요되는 총 노동시간의 40%가 접목작업에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모종의 줄기절단 및 접목작업은 고도로 숙련된 작업자가 필요하며, 절단, 접합, 집게작업 등 단순하게 반복되는 작업을 장시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접목자동화비율이 8%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접목과정의 생력화와 접목묘 활착률 향상 등을 위한 접목 자동화기술에 대한 개발요구가 높았었다.

▲개발 기술 및 기대효과=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자동접목시스템은 2대의 카메라를 활용한 이중영상장치로 모종의 접목부위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절단해 붙이는 시스템이다. 열매모종과 뿌리모종을 접목하는데 작물마다 휘어진 경도가 달라 어려웠던 두 모종의 절단면 상태정보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2대의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다. 또한 카메라로 파악한 영상정보를 바탕으로 절단면이 정확하게 맞붙도록 한 기술이다. 기존 접목장치는 영상인식 카메라 없이 절단, 접합과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영상인식 접목시스템은 듀얼카메라를 이용해 열매 및 뿌리모종 줄기의 휨을 인식해 모종공급부의 회전각을 조절해 접목성공률을 높였다. 또한, 이번 기술의 개발에 따라 접수 및 대목모종의 자동공급을 통한 단순 반복 작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줄기절단부분의 영상인식을 통한 정밀접목으로 접목불량률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외국의 접목장치와는 달리 박과류와 가지과 작물 모두 접을 붙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수박, 오이, 참외, 토마토, 가지, 고추 등 6종 이상의 접목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접목은 품종에 따라 10~20일 전후로 육묘된 모종을 이용하기 때문에 육묘온실의 환경에 따라 줄기가 휘어지는 정도가 달라 작업의 정밀도를 높이기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카메라 영상을 통해 인식된 모종줄기의 절단면이 가상으로 설정한 중심선에서 벗어난 정도를 영상처리를 통해 정밀하게 계산해 절단면이 서로 오차 없이 완전하게 붙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토마토, 가지, 고추 등 가지과 작물에 대해서는 접목시스템의 모종공급부에 자동으로 모종을 투입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열매모종은 접붙이기를 위한 줄기절단 부위가 일정해야 하므로 뿌리부분이 절단된 모종을 공급하고, 뿌리모종은 종이포트에서 육묘된 모종을 로봇 팔이 육묘트레이에서 뽑아내 자동으로 접목시스템에 공급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모종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초정밀 접목시스템은 영상인식 기술의 적용을 통해 접목성공률 95% 이상의 성능을 갖고 있다. 아울러 모종 자동공급 장치와 이중 카메라가 없는 기존의 접목장치에 비해 50% 정도의 노력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영상인식기술을 이용한 초정밀 접목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중국을 비롯해 인도, 루마니아, 요르단 등지로 수출도 성사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강동현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농업연구사는 “영상인식 초정밀 접목시스템은 단순 반복 작업으로 힘들었던 접붙이기 작업에 대한 노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고품질 공정육묘 생산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한 차원 높은 4차 산업혁명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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