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벼 수확철을 맞아 산지 쌀값이 획기적 회복세를 보이지 않아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산지 쌀값은 지난달 25일 현재 80kg 1가마 13만976원으로 10일전 대비 0.6%(752원) 올랐다. 계속 오른다고 하지만 지난해 같은 날 14만288원에 비해 6.6%(9312원)나 낮다. 실제로 수매가 시작된 현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아 농가의 애를 태우고 있다. 벼 수확은 강원 철원과 경기 이천, 여주 및 충남, 전·남북 등 전국에 걸친다. 하지만 철원 동송농협과 경기 등 지역별 농협미곡종합리장(RPC)들이 수매가격을 지난해와 동결시키거나 떨어뜨리는 등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동송농협의 경우 40kg 조곡 1가마 기준 5만4000원으로 동결시켰다. 당초 매입가격을 낮추려 했지만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데다 올해 적자를 많이 회복한 결과다. 경기지역 등은 매입가격을 확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저가매입에 따른 손실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매입가격 등락이 교차돼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전망하는 올해 쌀 생산량은 390만톤에서 400만톤 정도. 수요량은 370만톤 정도로 가격회복 차원에서 일정량을 추가로 격리할 방침이다.

쌀값 회복은 변동직불금 예산 감축과 쌀 목표가격 산정 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최소한 15만원은 회복돼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재고물량 감축과 올해 생산되는 벼의 대규모 소비처 확보가 관건이다. 쌀값 하락 차단의 상징성이 큰 밥쌀용 수입 금지를 비롯해 해외원조는 물론 사료용 벼 공급 및 가공용 공급확대 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농민단체 및 연구기관 등의 지혜와 합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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