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 높을수록 이색·다색 농산물 수요 많아
실속파 소비자 등장…못난이 농산물 소비 증가
온라인쇼핑몰 상품평 수가 구매행동에 영향 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지난 7년 간 곡물과 채소류 구매는 줄이고 육류와 가공식품의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인 가구와 고령층 가구의 증가로 간편 식재료의 구매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8월 31일 2017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발표대회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도시가구의 가계부를 분석한 것으로 수도권 635가구와 2016년에는 지방 광역시를 포함한 1488가구의 소비자 패널 기장 결과다.

▲우리나라 소비트렌드는=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는 2001년과 2016년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현재 소비자들의 트렌드 가운데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이 가성비가 높은,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의 구매를 들었다. 이는 “현금 부족 경험률이 높고, 시간이 없다”는 만성적인 부족 경험이 가성비의 시작을 불러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성비를 따지는 트렌드의 영향으로 제공된 형태의 정보, 다시 말해 제품의 광고에 대한 영향력이나 브랜드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PB제품(유통업체 자체 브랜드)이나 노 브랜드(no brand)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000명의 소비자 가운데 과거에 비해 브랜드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의견이 28%에 달했고, PB제품의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70%로 조사됐다. 특히 노 브랜드 제품을 인지하는 소비자의 이들 제품 구매율은 88%에 달했다.

윤덕환 이사는 “현재 소비자들은 모바일을 무기로 항상, 습관적으로 정보를 찾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경향은 제품의 검색에서도 온라인 상품 검색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즉각 상품을 검색하는 추세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에 윤 이사는 “가성비는 결국 소비자들이 항상 대안을 갖고 소비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물론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기관 등에서도 합리적인 근거를 입증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식품 구매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됐나=김성용 경상대학교 교수는 10대 이슈를 통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농식품 구매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농촌진흥청의 농식품 소비자 패널을 가구원 수, 연령, 자녀 구성을 기준으로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지난 7년 간 농식품 구매 변화를 품목별로 분석한 것이다.

지난 7년 간 외식을 제외한 전체 농식품 구매액은 2인 맞벌이 가구를 제외하고 모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품목 간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쌀은 2013년을 기점으로 모든 가구 유형에서 구매액이 감소했으며 채소류는 5인 가구 이외의 모든 가구 유형에서 구매가 줄었다. 과일류는 40대 후반 4인 가구에서 구매가 가장 많았지만 2인 가구에서는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니·조각 농산물이나 신선·편이 농산물은 향후 1인 가구나 고령층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가 예상된다. 미니 과을은 변색의 우려가 없다는 점, 신선·편이 농산물은 식재료 다듬기 및 조리의 편리성으로 구매 증가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컬러푸드로 대표되는 이색·다색 농산물 역시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일수록 수요가 늘고 있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트렌드에 따라 구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속파 소비자들의 등장으로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의 소비도 늘고 있다. 특히 정체돼 있는 과일·채소류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이들 농산물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온라인 농식품 구매 트렌드와 판매전략은=온라인 농식품 시장은 현재 약 8조8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을 만큼 괄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가 분석한 온라인 시장의 농식품 구매 특징은 40대 이하의 젊고, 아이가 있는 3인 가구, 월 소득 400만원 수준의 소비자가 주다. 이들은 쌀 등 무거운 곡류나 보존성이 높은 가공식품 등의 구매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가나 생산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이용할 때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는 지역명과 제품 간의 연관성이다. 문 교수는 생산 지역과 상품 간의 연관성이 높을 경우 판매금액이 증가하지만 이들 사이의 연관성이 낮을 경우 오히려 지역명을 강조하지 않는 것이 주문 횟수를 늘리는 데에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상품에 대한 평가나 만족도 보다는 상품평의 개수가 구매행동에 더 영향을 미치는 점을 볼 때 향후 온라인 쇼핑몰 운영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당 제품을 구매했는지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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