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락시장)는 정부의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평가 보완대책’에 따라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 및 상품성 향상, 농가 소득 증대 기반을 조성하기 위하여 금년부터 농산물 하차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하차경매가 시행되면서 하차작업에 따른 팰릿(pallet) 사용과 농산물 적재 효율을 높이고 고정화 작업을 위해 박스 등의 포장작업이 요구되어 기존에 포장작업이 되지 않거나, 팰릿 위 적재가 어려운 농산물의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금년 하차경매 대상품목 중 하나인 월동무(세척무)도 PE(폴리에틸렌)봉지에 포장되고 있어 박스 등 포장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이 불가피하다.

월동무 최대 주산지농협인 제주 성산일출봉농협은 실제 금년 상반기 무 하차경매에 대한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몇 가지 애로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PE봉지에 포장하여 팰릿에 적재할 경우 기존 대비 적재 효율이 76%에 불과하며 고정화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둘째, 박스 포장으로 변경하여 출하할 경우 20kg당 약 92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셋째 제주  월동무 세척시설 작업장의 포장 박스 작업이 가능한 업체가 전체의 약 16% 수준이어서 설비 추가에 따른 비용발생이 예상된다.

반면, 농산물 하차경매 이점은 우선 기존 차상 경매(차량 단위 경매)보다 농산물 운송차량의 대기시간이 크게 감소하여 가락시장 내 차량 혼잡함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농산물 하차(진열) 작업에 지게차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기계화를 통한 하역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하차경매를 통하여 포장 및 선별작업이 개선되어 상품성이 향상될 수 있고 고품질 농산물은 생산·유통단계의 수취가격을 높이며, 고품질의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금년 이후 하차경매가 계획된 품목은 양파, 총각무, 여름수박, 얼갈이, 열무, 배추이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는 매년 하차경매 대상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 발생가능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관련 수급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청과법인 등은 현재 보조해주고 있는 팰릿 사용에 따른 지원 사업을 일정기간 추진함으로써 출하자들의 하차경매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하차경매가 안정적으로 연착륙되기 위하여 대상품목을 포장작업이 이미 이루어져 있어 팰릿에 적재하기가 용이하거나 생산단가 등을 고려하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는 품목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하차경매 추진시기도 인터넷, 설명회, SNS 등을 통해 미리 공지함으로써 출하자들이 하차경매에 대한 준비가 사전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출하자의 인식 전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하자는 하차경매를 위해 팰릿 위 해당 품목을 최소 비용으로 적재하는 방안과 함께 출하계획을 미리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산지 수확 및 포장작업을 하는데 있어 선별작업을 기존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품위가 저하된 농산물을 출하하여 경매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운송차량을 다시 구하는 어려움과 상차비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출하자는 농산물 품위에 따라 출하처를 구분하여 출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은수/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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