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지역특산주 발전 정책 및 활성화' 심포지엄

▲ 농촌진흥청과 (사)대한발효·식문화포럼이 주최한 ‘전통주와 지역특산주 발전을 위한 정책 및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선 우리술 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전통주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현행 종가세 방식에서 생산량과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도입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한 지역특산주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농촌진흥청과 (사)대한발효·식문화포럼이 주최한 ‘전통주와 지역특산주 발전을 위한 정책 및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이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술 산업 활성화 정책 방안과 지역특산주 발전방향 등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생산량·알코올 도수 따라 과세…수입과 형평성 확보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 통해 지역특산주 활성화 노력 


▲단계적 종량세 도입 검토=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해외 주류제도와 정책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종량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만 국내 여건은 종량세로 갈 체질이 안 돼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종량제로 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철 교수는 “최근 주류산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전반적으로 술을 먹는 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경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수입 주류들이 급속하게 팽창하면서 수입주류와 국산주류 간의 경쟁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긴장을 많이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종가세 과세 체계 하에서 수입 주류에 비해 국내 주류가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국내 주류의 가격 경쟁력 등이 떨어지고 있다며 현행 종가세 방식이 ‘후진국형 주류 과세체계’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행 종가세 체계에선 세전출고가를 과세표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주세율은 72%이며 일반 맥주에 매기는 세금은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 모두 과세표준의 113%”라며 “하지만 국산 맥주의 경우 세금을 매기는 과세표준에 제조원가과 판매관리비, 이윤이 들어가 있는 반면 수입 맥주의 경우 수입신고가에 국내서 발생하는 판매관리비, 이윤에 대해 세금을 부담하지 않고 있어 여러모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OECD 35개국 중 30개국이 종량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과거에 비해 주세가 국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세수 문제로 종가세를 고집하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제조원가가 높을수록 세금부담이 많아지는 현행 종가세 체계가 영세업체의 시장경쟁력 하락 및 고품질 제품 생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수입주류와의 과세 역차별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해 단계적 종량세 도입 검토 등 국내 주류산업 진흥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역특산주 활성화 방안은=지역특산주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측면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총괄 기획한 명욱 디지틀조선일보 팀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일본이 사케 활성화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국주 프로젝트(양조장 투어리즘)’ 사례의 성공 요인과 시사점 등을 소개하며, 국내 지역특산주 역시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욱 팀장은 “일본의 경우 외교부와 국세청 등 정부 관계부처가 주도해 사케 시장의 활성화 전략으로 사케 양조장 투어리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본 전역에 있는 양조장이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남녀노소가 찾을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통해 국내 역시 지역특산주와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방식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2013년부터 시작돼 현재 30개 양조장이 선정된 상태로, 최종적으론 전국에 2000종류가 넘는 전통주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명욱 팀장은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 획일화된 소주·맥주의 시장, 규모의 경제로 접근하는 대기업의 막걸리산업 등 우리술에 처한 여건이 어렵지만,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통해 단순히 양조장만 찾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복원하고 지역 관광명소와 연계하는 방식을 통해 전통을 보존하고 어린아이들이 찾을 수 있는 양조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많은 이들이 지역특산주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