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생산 농업인들이 정부에 촉구한 구곡 재고소진 대책 부실을 성토하면서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이다. 산지에 쌓인 1만톤의 구곡 재고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올해 수매한 신곡 판매는 물론 가을철 밀 파종마저 파행을 겪게 될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집단행동이 현실화되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어 국면 전환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8월 현재 우리밀 생산량은 약 3만톤 정도로 수요량은 2만5000톤에 불과해 심각한 재고누적이 불가피하다. 현행 재고에다 신곡 재고량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밀 산업은 재고 대란의 악순환을 겪게 될 우려가 높다. 우리밀 재고는 소비 둔화가 1차적 원인이다. 재배가 많은 품종이 대량 소비가 가능한 빵 원료로 부적합하다는 평가와 함께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도 올해 초부터 구곡 소비를 위해 주류산업협회와 협의해 5000톤을 주정용으로 배정키로 하는 등 사태해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안인 신곡수매를 위한 구곡 담보 자금마련이 차질을 빚으면서 농가의 반발에 직면했다.

문제는 현재 우리밀 재고 사태를 방치할 경우 산업기반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당장 신곡 수매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 파종시기에 밀 재배를 포기하고 이탈할 농가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식량자급률 제고정책에 역행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더욱이 내년에 쌀 생산조정제로 타 작물 재배를 독려해야 하는데 우리밀 농가의 이탈은 정부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전체적인 식량자급률 및 쌀 생산조정제 등 종합적인 틀에서 우리밀 재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빵용 품종의 보급 확대와 유통채널 개발 등의 소비촉진 시스템 구축도 병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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