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는 급유 탱크 사용이 이미 일반화 되어 있다.

주유 손잡이만 눌렀다 뗐다하면 OK
기름 넘치거나 낭비하는 경우 차단


농가에 이로운 제품이 하나 출시됐다. 농기계 급유 탱크가 그것이다. 이 탱크는 단순히 기름을 보관하는 통이 아니다. 급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고 획기적이다. 마치 주유소에서 기름넣듯 주유손잡이만 잡으면 쉽게 주유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한 건 급유 탱크에 모터와 펌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들 장치가 탱크에서 농기계로 기름을 옮기는 것이다.

(왼쪽)960리터 용량의 급유 탱크. (오른쪽)440리터 용량의 급유 탱크.

급유량도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하다. 주유 손잡이만 눌렀다 뗐다하면 된다. 또 원하는 만큼의 양이 채워지면 자동으로 급유가 중지된다. 기름이 넘치거나 낭비되는 경우를 방지하는 것이다. 또 유량계가 달려있어 탱크에 남아있는 기름의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편리한 급유 탱크는 경북 칠곡군 소재, 효창 위드유㈜에서 공급하고 있다. 작년부터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회사측은 960리터 용량의 제품과 440리터 용량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440리터 탱크는 트럭에 싣고 다니며 주유할 수 있어 이동식 탱크로 불린다.

현재 농민들은 철재로 된 드럼통이나 플라스틱 통을 사용하고 있다. 농기계에 기름을 넣기 위해 탱크를 높게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철재나 플라스틱 통은 통안에 물이 생겨 농기계가 고장나는 경우가 많다. 물이 기름과 함께 섞여 들어가면서 농기계 연료계통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연료펌프와 분사노즐 수리 비용으로만 수 백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 생산되는 농기계는 대형화되면서 이물질 혼입으로 인한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또 수분이 섞인 연료를 계속 사용할 경우 농기계 수명이 짧아져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 이같은 부작용이 모두 오래 된 기름통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효창의 급유 탱크는 이같은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우선은 탱크의 재질이 특수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돼 결로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통내에 물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또 연료호스에 필터를 부착해 기름찌꺼기나 녹 등을 걸러낸다. 이물질이 농기계로 혼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 회사 김창식 대표는 “급유 탱크는 농가의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한 번 설치하면 기름넣는 수고를 안해도 된다”며 “또 이물질을 제거해 농기계 고장을 방지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문의 : 1688-9588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 사용사례1/충남 금산군
“물·이물질 들어가지 않는 게 큰 장점”

충남 금산군 복수면에서 논농사를 짓는 안태종 씨는 작년부터 급유 탱크를 써오고 있다.

충남 금산군 복수면에서 위탁영농회사를 운영하는 안태종씨(59). 40년 이상 농사를 지어온 경험으로 기계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한다. 그는 평균 23만㎡에서 26만㎡ 정도의 논농사를 짓는다. 복수면과 추부면 일대의 소규모 농가들의 농작업 대행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는 85마력 트랙터 1대, 콤바인 1대, 6조 이앙기 1대, 곡물건조기 2대 등이다. 그는 연간 1만 리터의 기름을 사용한다.

작년에 급유 탱크를 접하고 바로 구입을 했다. 금산군 쌀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구입했는데 20여대 정도가 쌀생산농가에 공급됐다고 한다. 그는 440리터 용량의 탱크를 구입하고 지금까지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1000리터 짜리 플라스틱 통에 기름을 받아놓고 썼습니다. 겨울에는 결로가 생기고 쓰다보면 통밑에 기름 찌꺼기가 생깁니다. 이게 기계에 들어가면 안 않아요. 요즘에는 농기계도 자동차처럼 고압분사 형식의 엔진이라서 더 민간합니다.” 급유 탱크는 필터가 있어 이물질을 걸러주고 만충이 되면 자동으로 주유가 정지돼 편하다고 한다.
 

홍천군 농업기술센터 임대사업소는 급유 탱크 사용으로 임대용 농기계 관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

■ 사용사례2/홍천군 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옆으로 몰고와 주유, 힘 안들어”


홍천군 농업기술센터 임대사업소는 급유 탱크를 2년전에 구입했다. 임대사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는 63종에 511대. 여성농업인과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농작업대행도 하고 있다. 연간 기름사용량은 대략 4000리터 가량. 급유 탱크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철재로 된 기름통에 모터를 달아 사용했다. 기름통에서 한말 짜리 플라스틱 통으로 담아서 다시 농기계에 주입했던 것이다. 이게 여간 고된 작업이 아니었다. 임대사업소 남현우 교관은 “바쁜데 말통에 담아서 기름을 넣는 게 힘듭니다. 급유 탱크는 농기계를 바로 옆에 몰고 와서 바로 주유를 하니까 힘도 안 들고 편합니다.”

농가 임대용으로 기계가 나가다보니 농업기술센터는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에는 기름을 완전히 채워서 보관하고 했다. “연료를 반 정도 채우면 결로가 생깁니다. 이게 엔진으로 들어가면 봄에 시동도 잘 안 걸리고 기계에 무리가 갑니다. 농민들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계속해서 교육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친환경엔진을 쓰는 농기계에는 주유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아야 기계 고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사례3/울진군 농업기술센터
“드론 방제현장서 바로 약액 급유 편리”

급유 탱크를 통해 효율적 유류 관리를 하고 있는 울진군 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소.

울진군 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소는 총 100종 530대의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4000리터의 기름을 사용한다. 이곳도 이전까지 플라스틱과 철제 기름통을 사용해왔다. 농기계에 주유를 할 때는 한 말 짜리 말통 스무개에 기름을 담아 주유를 하곤 했다. 그러나 번거롭고 힘이 들어 작년에 급유 탱크를 구입했다. 440리터 용량 두 대, 110리터 용량 네 대를 구입한 것이다. 지금은 기름을 넣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주유 손잡이만 잡으면 자동으로 기름을 넣을 수 있고 유량계가 있어 정확한 주유량을 알 수 있다.

급유 탱크는 드론 방제시에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110리터 용량의 급유 탱크를 트럭에 싣고 다니며 현장에서 바로 약액을 급유하는 것이다. 드론의 경우 약액통이 10리터여서 정확한 양을 주유할 때 급유 탱크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정진욱 임대사업소장은 “최근에 나오는 트랙터는 연로저감형이어서 연료에 민감하고 불량 유류를 넣을 경우에는 엔진에 무리가 간다”며 “농기계를 오래 사용하고 유류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데 급유 탱크가 더없이 편하다”고 말한다. 이곳은 960리터 용량의 대형 탱크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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