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봄철 가뭄이 자주 발생해 채소류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가뭄에 대비한 적절한 수급안정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엽근채소팀은 최근 ‘봄철 가뭄이 주요 엽근채소류 생산에 미치는 영향’ 현안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안분석에 따르면 지난 5~6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동기보다 67%가 적었다.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 봄철 가뭄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기상 변화에 취약한 노지채소류의 생육이 지연되거나 수확량이 감소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2013~2017년 봄철 강수량은 평균 64mm 내외로 평년 131mm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에 봄철 가뭄이 주요 엽근채소 준고랭지 빛 봄 작형의 단위당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1988~2016년 품목별 주산지 표준강수지수, 기온, 강수량 등 기상변수를 활용한 결과 약한 가뭄 이상이 될 경우 준고랭지 배추 단수는 정상보다 6% 감소했다. 또 봄무는 1%, 봄당근은 7%, 봄양배추는 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습한 상태가 주요 품목 단수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준강수지수가 습함일 경우 정상보다 준고랭지배추 단수가 10%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봄무 1%, 봄당근 10%, 봄양배추 5%의 단수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단위당 수확량 감소에 더해져 재배 면적까지 줄어들었을 경우 물량 부족 등 엽근채소류 수급에 큰 불안정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 이에 재배 면적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될 경우 물량 부족에 대비해 수매비축 물량의 적절한 방출이나 농협 계약 재배 면적의 출하 조절 등을 통해 사전적인 수급안정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한 기상에 취약한 노지채소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용수시설 기반도 확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정을 비롯한 용수시설 기반을 확충해 관리비 상승 등의 산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장기적으로는 가뭄과 강우에 잘 견디는 종자 개발을 통해 농가 소득이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농경연 엽근채소팀은 제안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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