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주산지에서 포도 수확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포도 수출도 시작됐다. 본보가 올해 포도 수출현장을 취재한 결과, 주요 수출시장인 홍콩과 싱가포르,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호주 등도 새로운 수출시장으로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새로운 수출전략상품으로 육성 중인 샤인머스캣에 대해 수출시장의 반응이 좋고 국내 재배농가들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출물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껍질째 먹고 당도 평균 18브릭스 달하는 청포도 품종
신맛 거의 없어 중국·동남아 소비자 공략에 용이할 듯
모든 '캠벨얼리' 수출 가능 호주 등 새시장도 기대 커


▲수출 확대 기대되는 거봉과 샤인머스캣=대표적인 수출품종인 거봉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샤인머스캣이 수출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될 전망이다. 우선 샤인머스캣은 거봉·캠밸얼리 등 다른 수출품종과 달리 껍질째 먹을 수 있고, 당도는 평균 18브릭스에 달하는 청포도 품종이다.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경북 김천과 상주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수출했다. 신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특히 신맛을 꺼려하는 중국과 동남아 소비자를 겨냥한 수출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샤인머스캣을 첫 수출한 새김천농협의 손상필 판매과장은 “우리가 일본·중국보다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고, 당시 2㎏ 기준 공급단가가 3만 원대로 거봉·캠밸얼리 대비 3배 가까이 비싸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판매 사흘 만에 물량이 모두 동나는 것을 보고, 앞으로 충분한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겠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수출상사인 경북통상 관계자도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품질 면에서 최고급으로 평가받는 일본산과 비교해 품질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절반가량 저렴해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한다면 수출전략상품으로서 상당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 샤인머스캣은 해외에서 기대 이상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지난해 김천 50톤, 상주 25톤 등 약 100여 톤 이상이 수출됐다. 올해에는 샤인머스캣으로 작목 전환한 농가 수가 늘고,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바이어의 수입 문의가 활발해 수출물량 및 수출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손상필 과장은 “최근 1~2년 사이에 샤인머스캣으로 작목 전환하는 농가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올해에는 중국 및 캐나다 수출단지로 지정되면서, 수출국은 지난해 8개국에서 올해 10개국으로 확대되고, 수출물량은 지난해보다 4배 늘어난 200톤을 계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4000여 포도농가가 소속된 (사)한국포도회의 황의창 회장은 “지난해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 5개국 위주로 수출했는데, 최근 중국의 고급백화점에 납품하는 현지 벤더가 직접 국내 샤인머스캣 산지를 방문해 수입의사를 타진했다”며 “수출물량 확보에도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여, 올해 300톤 수출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거봉도 마찬가지. 포도 생산량의 90% 이상이 거봉 품종인 천안은 중국과 캐나다, 동남아 위주로 활발히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안시청 농산물유통팀의 오세광 주무관은 “지난해 수출유통센터, 올해 입장농협의 선과장 등을 새롭게 마련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천안 포도를 원하는 해외시장이 늘고 있다”며 “천안시설포도영농조합법인 300톤, 입장농협 100톤 등의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수출시장 기대감=수출업체들은 주요 수출국 외에도 수출 개방 3년차를 맞은 중국과 캐나다, 호주 등을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보고 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 첫 수출이 이뤄진 호주의 경우 그동안 9개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만 수출이 가능했지만 최근 한국과 호주 정부가 ‘한국산 포도 생과실의 호주 수출검역요령’을 개정하면서 한국의 모든 포도(캠벨얼리) 생산지역에서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출지원과의 전옥경 주무관은 “이번 개정으로 올해 기존 지역 외에 가평이 새롭게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도 2011년 한국산 포도에 대한 수출검역협상이 타결됐지만 2012년 6만4012달러, 2013년 6만7000달러, 2014년 2만4921달러, 2015년 4만1051달러 등 많은 물량이 수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대비 약 3배 증가한 2016년 12만5240달러에 달하는 등 캐나다 수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오세광 주무관은 “올해 캐나다 수출단지로 지정받으면서 곧 거봉에 대한 샘플 수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100~200톤의 거봉이 수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은 사드 배치 여파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거봉을 중심으로 한국산 포도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오세광 주무관은 “최근 중국에서 다녀간 바이어는 우리 지역 생산량을 크게 상회하는 1000톤 수출을 요구하는 등 수요가 높은 만큼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내달 중 중국 최대 B2C 신선식품 온라인몰 ‘본래생활(本來生活)’에 한국식품관을 개설하고, 샤인머스캣 포도를 판매할 방침이라 대중국 수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송두류 aT 베이징지사 과장은 “아직 중국에서 한국산 샤인머스캣에 대한 인지도는 낮지만 청포도를 즐겨 먹는 중국인들이 많은 만큼, 프리미엄 청포도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면 대중국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우 박성은 김효진 기자 leeh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