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벼를 중심으로 올해 벼 수확이 시작됐다. 경기 이천 등 조생종 벼 파종지역을 시작으로 수확이 본격화되면서 산지 쌀값 동향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벼 수확은 9월 이후 전국에 거쳐 본격화되지만 최근 2~3년 동안 풍년이 지속되면서 재고증가와 소비감소 등에 따른 급속한 가격하락으로 수급불균형 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조생종 벼 수확과 함께 산지 쌀 가격동향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가격안정을 바라는 농가 입장에서 당연한 관심이라고 하겠다. 양곡정책을 총괄하는 정부와 전국 농협·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및 유통업체들의 입장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RPC의 경우 농가들과 올해 벼 수매가격을 산정하는데 가격동향이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산지가격에 따라 협상 타결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쌀 유통 교섭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수확기 쌀 가격에 따라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의 부담완화 차원에서라도 가격안정이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쌀 가격 하락으로 농가에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이 AMS한도인 1조4900억원을 초과해 농가의 반발을 샀다.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 사태까지 겹쳐 농가의 양곡정책 불신이 어느 때보다 높다.

다행히 지난 5일 현재 산지 쌀값은 80kg 1가마 기준 12만9232원으로 3순기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10일전 12만8500원보다 183원 올라 가격향상 기대심리를 타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 평균 12만9807원의 역계절진폭도 0.4%로 줄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저가방출미의 감소에 따른 상승으로 경기미 등 고가격 쌀은 아직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적정 재고량을 초과하는 물량의 시장격리와 함께 올해 수확되는 벼에 대한 수요량 초과물량의 자동 시장격리제 시행 등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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