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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여성농업인 수기공모전 시상식] 별별 이야기 속 스며든 농촌의 삶···여성농업인 자긍심 높였다
   
▲ ‘제1회 여성농업인 수기공모전’ 시상식. 사진 왼쪽부터 강혜영 농촌복지여성과장, 이재욱 농촌정책국장, 이수안 씨, 황경희 씨, 이음전 씨, 이춘화 씨, 김영희 씨, 반숙자 수필가, 김영애 한국농어촌여성문학회장.

농사·집안 일·육아…일상 생활 담긴 생생한 작품 '풍성' 
우수상 이수안 씨 "저를 버티게 해준 것은 농사와 글쓰기"


‘제1회 여성농업인 수기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8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이 참석해 대상의 영예를 안은 이음전(61) 씨를 비롯, 우수상을 수상한 이수안(61) 씨와 장려상 수상자인 김영희(56), 이춘화(57), 황경희(66) 씨에게 상패와 상금을 시상하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우수상을 수상한 이수안 씨는 “시대적 흐름과 개인적인 문제 등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저를 버티게 해준 것은 결국 농사와 글쓰기였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농어촌여성문학회’에서 활동하면서 큰 힘을 얻었는데, 더 많은 여성농업인들이 함께 동질감을 느끼고 어려움을 나누면서 삶이 좀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려상을 수상한 김영희 씨는 “어릴 적부터 농부가 꿈이었는데 이번 공모전을 통해 제가 여성농업인으로서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며 “비록 큰 상은 아니지만 앞으로 여성농업인으로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춘화 씨는 “귀농을 하고 한우를 키우면서 정말 힘들었는데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남편 덕에 최근에는 인근지역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 남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황경희 씨는 “남편을 따라 농사를 지으면서 성공한 것도,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고향이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부족한 글을 뽑아줘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 별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란 제목으로 4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진행된 수기공모에는 총 80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45편 가운데 대상 1편(농식품부 장관상, 상금 200만원), 우수상 2편(상금 각 50만원), 장려상 10편(상금 각 20만원)이 선정됐다.

수필가 반숙자, 김수자 씨를 비롯해 한국농어촌여성문학회 김영애 회장,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부국장 등 4명의 심사위원에게서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순서대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심사평을 통해 여성농업인들이 공통적으로 농사와 집안 일, 육아 등 과다한 노동시간과 휴식의 필요성, 미흡한 문화생활, 경제적인 어려움, 시집살이, 교통 불편, 등락을 반복하는 농산물 가격,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 농업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평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등을 호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동으로 농사지으며 농촌의 여유로움과 자유, 행복을 한껏 누리는 여성농업인도 있었고,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 학업에 도전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아실현을 성취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7년 여성농업인육성 시행계획’에 따라 농식품부가 처음으로 추진한 이번 수기공모전은 여성농업인의 문예활동을 장려해 직업인으로서, 농촌에 살고 있는 여성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인터뷰/대상 이음전 씨
"살아온 길 되돌아 본 값진 시간…희망 담으려 노력"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제 글을 읽고 안쓰러워하거나 동정을 받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대상을 받게 돼 너무 기뻐요.”

경북 문경에서 콩과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자신의 이름을 딴 식품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이음전 씨는 “도저히 희망이 보일 것 같지 않았던 상황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던 때가 떠올라 감회가 남달랐다”며 “무엇보다 제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는 일련의 과정은 정말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글쓰기 공부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는 이씨는 현재 3곳의 문학단체에 가입,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 때부터 문학적 갈증이 심해 글쓰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학창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농촌에 살면서도 계속해서 글을 써왔는데, 이번에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도 오랜 시간 글을 써온 노력이 잠재된 능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음전 식품’ 고객을 대상으로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며 ‘문경 가이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이씨는 “수기에서 밝힌 것처럼 ‘내 이름을 걸고 완벽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이음전 식품’을 운영해 나가겠다”며 “정식 가이드는 아니지만 소중한 우리 문경지역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사평/심사위원장 반숙자 수필가
"글쓰기로 어려움 극복 아름다워
 변화되는 농촌, 밝은 미래 확신"

이번 수기공모전은 귀촌현상이 두드러지고 내실 있게 발전하는 농촌을 위한 시의적절한 기획이었습니다. 80편의 응모작 중 예심을 거쳐 올라온 45편 가운데서 대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10명을 선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주도에서부터 울릉도, 강원도까지 전국각지에서 응모한 작품들이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게 좋은 작품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심사기준은 체험의 진정성과 문학성, 농촌여성으로서의 자긍심에 주목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농업인들의 생활 현장의 숨소리가 생생했고, 연구하고 변화되는 우리 농촌의 밝은 미래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몸은 고달파도 글쓰기를 통해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그 가운데 대상 ‘농부의 아내 CEO 되다’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농부의 아내가 창업에 성공한 이야기입니다. 된장사업으로 CEO가 되는 우여곡절의 과정을 진솔하고 현장감 있게 표현한 진취적인 수기입니다. 글의 구성이 촘촘하고 문학적 연마를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된장사업을 시작한 동기부여와 구지뽕을 접목하고 판매에 이르기까지 우리 농촌이 지향하고 있는 6차 산업의 롤모델을 제시한 작품으로 휴머니즘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우수작 ‘그래도 가는 길’은 개인사와 시대적인 난제를 근간으로 풀어나간 의미깊은 작품입니다. 남편의 외도와 국제평화도시 건립으로 20년 가꾸어온 포도밭을 수용당하고 대토에다 포도밭을 일구어 안정을 찾으려는 때 FTA협상으로 외국산 포도에 밀려 포도나무를 잘라내고 작목전환으로 재기에 성공하는 감동수기입니다. 대상과 끝까지 경합한 이 글은 거듭되는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땅에 대한 믿음과 애정, 글쓰기의 힘이었다는 고백이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우수작 ‘농부아가씨의 희망사항’을 주목한 것은 미혼여성의 귀촌이라는 점입니다. 남들이 대학에 갈 때 농부가 되기 위해 시골로 들어와 하나부터 배워가는 이 글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본질을 고민하는 신세대 농업인으로 긍정의 에너지가 발산하는 글입니다. 미혼 여성의 글이 몇 편 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결혼하여 농사를 짓는 외국인 며느리의 글도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을 위해 응모자분들께 알려드립니다. 응모작품에 제목을 꼭 써야 합니다. 내용 중에 실명을 가능하면 쓰지 않습니다. 자기과시나 자랑을 너무 노출시키지 않습니다.

문학은 정신적인 풍요와 더불어 우리의 삶에 윤활유가 됩니다. 글 쓰는 여성농업인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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