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왜곡보도 대응 농업계 농산물 가격 특성 등 적극 설명 큰몫
재배현장 직접 찾은 소비자 이해도 높아…“현장소통 강화해야” 목소리

 

aT kamis(농산물유통정보)에 올라온 가격정보 인용관련 협조 요청. 가격이 내린 품목도 함께 알려 달라, 평년가격도 인용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게재돼 있다.

올 여름 유독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접하는 소비자 인식은 시나브로 변하고 있다. 여전히 일부 부처와 언론 등에선 농산물 가격에 대한 편향된 발표와 자극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농정부처와 농업 관련 기관, 농민단체 등 농업계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비싸지 않고 가격이 상승해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 중인 게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 인식이 변하고 있다=“마트 가니 널린 게 수박이고 커피 두잔 값이면 사드만. 농산물은 콩나물값이어야만 사먹는 음식인가. 이 시간에 집값에나 신경 써라.” 

이 글은 최근 폭염 등으로 수박 가격이 비싸다는 주요 포털사이트에 실린 한 기사에 달린 댓글로 24개의 싫어요가 추천된 반면 좋아요는 96개가 추천됐다. ‘좋아요’는 이 댓글에 공감한다, ‘싫어요’는 이 댓글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한마디로 이 댓글에 공감하는 이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이 댓글뿐만이 아니다. 주요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의 농산물 가격과 관련한 기사에는 농산물 가격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인식하는 글보다 기사를 비판하는 글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농산물값의 편향된 여론 형성에 기름을 부은 7월 소비자물가 인상분을 알리는 통신사 첫 1보 기사에 “가뭄이다 폭우다 난리였는데 원래 이 시기엔 채소 과일값 다 오른다”라는 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 또 “물가 폭등에 장보기 겁난다는 기사는 20년째 해마다 듣네, 내년에도 똑같은 기사 쓰겠지” 등의 내용도 높은 공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식량주권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농민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등 농업계 현실을 알고 있다는 듯한 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다는 보도에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식의 글이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면 이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이 올랐다는 발표가 이어지면 단순히 비축 물량을 풀겠다, 할인행사를 진행하겠다는 등의 단기적인 대책을 넘어 ‘왜 가격이 상승했는지’에서부터 ‘평년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 아니다’라는 점과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많다’는 점 등을 농업계에서 부각시키고 있는 게 주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언론과 소비자들이 보는 주요 농산물 가격 사이트인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or.kr)엔 최근 들어 농산물 특성에서부터 가격이 내린 품목도 함께 알려 달라, 평년 가격과도 비교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기 시작했다.

▲소비자와의 접촉 더 늘려야=지난 5월 8~9일 도매시장법인인 대아청과와 산지유통인 조직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원들을 초청해 배추 재배지와 김치공장 등을 견학하는 현장 행사를 개최했다. 소비자들이 산지를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동시에 농산물 가격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을 둘러본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우리나라 배추 재배 현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배추 가격이 인상될 때 그 원인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행사처럼 소비자들이 농산물 가격에 대한 편향된 발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현장 소통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도매시장에 소비자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자주 가지려 한다”며 “정부에서도 소비자를 산지에 초청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려나가면 농산물값에 대한 억울한 인식도 바뀌어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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