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열린 우장춘 박사 기록물 기증협약식.

나팔꽃 표본 등 713점
국가기록원에 기증 


세계적 육종학자이자 우리나라 육종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우장춘 박사의 ‘나팔꽃 교배기록장’ 26권, ‘나팔꽃 표본’ 17종 등의 유품이 영구히 보존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8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초대원장이자 우리나라 원예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우장춘 박사의 유품을 국가기록원에 전달하는 기증식을 가졌다.

국가기록원 서울기록관에 전달된 우장춘 박사의 유품은 나팔꽃 조사기록장, 나팔꽃 표분, 연구노트, 일본고서, 문화포장증과 관련사진 등 713점이다. 또한 나팔꽃을 조사한 교배기록장은 26권에 달하며, 나팔꽃 표분은 압화판 등 17종 630장, 사진 등 3종 14장이다. 연구노트는 나팔꽃 등 13권이다. 유품들은 후손에게 안전하게 물려주자는 취지에서 온도와 습도가 알맞게 유지되는 국가기록원에 전달된 것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지난 2014년부터 우장춘 박사의 유품을 수집해왔으며, 일본에 있는 우장춘 박사의 장남을 찾아가 협조를 구한 끝에 박사의 유품을 모두 기증받았다.

우장춘 박사는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으로 1950년 한국농업과학연구소장으로 부임했으며, 1953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전신인 중앙원예기술원 초대원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품종개량 연구에 전념하면서 우리나라 농업부흥에 일생을 바쳤는데, ‘자가불화합성’과 ‘웅성불임성’을 이용해 배추, 양파 등의 일대잡종을 육성하는 등 우리나라 육종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아울러 제주 감귤, 강원도 감자 등 다양한 품종을 개량, 보급해 한국전쟁 직후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학위논문에서는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해 새로운 식물인 유채를 만들어냄으로써 서로 다른 종이 교배를 통해 새로운 종으로 진화할 수 잇다는 ‘종의 합성’이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진화론에서 ‘종은 자연도태의 결과로 설립된다’는 내용을 수정한 계기가 됐다. 또한 종이 다른 식물들이 유전적 연관관계를 정리한 ‘우의 삼각형’은 세계 육종학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우장춘 박사의 친필 연구자료와 결과물은 세계적인 육종학자로서의 업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물로 우리나라 육종역사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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