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서부지역 중심으로 초기가뭄 현상 지속
평균기온 3℃ 가까이 상승·바닷물 온도도 높아져
양식장 폐사 속출, 농작물 생육 차질 우려 고조
제주 서부·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면서 1차산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에 단비를 뿌릴 것으로 기대했던 태풍 ‘노루’마저 비껴가면서 가뭄과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농작물 생육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병해충방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현재 제주 북부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초기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제주시 용강동, 신엄리, 동명리 등 3곳은 500kpa를 초과해 매우 건조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제주지역 지점별 강수량은 북부인 제주가 35.2mm로 평년대비 15%에 그쳤으며, 서부인 고산이 23.1mm로 13%, 남부인 서귀포가 51.8mm로 17%에 머물렀다.
반면 제주 동부와 남부 일부 지역의 경우 대기불안정에 의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돼 7월 한 달간 성산 지역에 427.5mm가 내려 평년보다 약 1.5배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일부 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7월 제주지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3도 가까이 상승하는 등 1961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평균기온을 기록했으며, 폭염일수는 평년 1.8일보다 6배가량 많은 7.5일로 1961년 이후 첫 번째로 많았다.
제주 서부와 북부지역에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면서 제주지역 1차산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까지 도가 양식장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고수온 현상으로 바닷물 온도가 29~30도까지 오르면서 서부지역 양식장 8곳에서 넙치 20만6000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2일 서귀포시 성산읍 한 양계장에서는 폭염으로 육계 5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특히 제주시 애월읍과 한경면 등 서부지역에서는 콩이 제대로 발육하지 못해 작황이 나빠진 상태이며, 이달 말부터 브로콜리, 양배추 등의 정식과 마늘 파종 시기가 다가오면서 모종을 밭에 이식해야 하는 작업이 늦어져 정상 생육에 지장을 주는 등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양식장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이달 중 비가 충분하게 내리지 않을 경우 월동채소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뭄 상황과 기상정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종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태풍 노루가 제주를 비껴가는 등 가뭄이 지속될 경우 농작물 피해가 우려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 기자명 강재남 기자
- 승인 2017.08.08 15:04
- 신문 2935호(2017.08.11)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