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산지와 도매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마늘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늘 가격이 높은 것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칫 주요 민감 품목인 마늘 가격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생산량 증가에도 수입 마늘이 들어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줘 중장기적으로 국내 마늘산업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의 마늘 생산량이 유례없이 증가한 상황인 점과 통마늘 가격에 비해 깐마늘 가격은 억제되고 있다는 것도 마늘 산업에 적신호로 읽히고 있다.

올해 생산량 30만3600톤…전년대비 10.2% 증가
가격 너무 높으면 중국산 수입 확대 빌미될 수도
이러다 소비시장 외면, 투기산업으로 몰릴 걱정도


▲마늘 생산 및 가격 추이=통계청이 지난달 말 확정 발표한 마늘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마늘 생산량은 지난해 27만5549톤 대비 2만8029톤(10.2%) 증가한 30만3578톤이었다. 작황은 부진했지만 재배 면적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마늘 가격대는 지난해 시세를 웃돌고 있다.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co.kr)에 따르면 7월 한 달 난지 1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6020원으로 지난해 7월의 5977원보다 높은 단가가 형성됐다. 이는 산지 가격부터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창녕공판장의 7월 평균 공판가격은 kg 상품 당 평균 4360원으로 전년 동기의 3950원보다 11%나 높았다. 반면 7월 깐마늘 가격은 1kg 상품 기준 6424원으로 지난해 7월의 7376원보다 13% 감소했다. 산지와 도매 가격은 높게 형성돼 있지만 깐마늘은 가격이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해 7월 마늘 수급조절매뉴얼 기준이 통마늘에서 깐마늘로 바뀌어 수급조절매뉴얼 상 7월 경계 단계(6385원)를 조금 넘어서고 있을 뿐이지 통마늘 기준을 적용할 시 7월의 통마늘 도매가격 6020원은 심각 단계(5517원)를 크게 웃돌아 생산량 증가에도 TRQ(저율관세할당) 운영에 직면할 수 있었다.

▲우려 목소리 높아=우선 산지 가격대가 높게 형성된 것에 대해 통계의 정확도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 생산량보다 통계청이 조사한 생산량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것. 그러나 통계청 통계 조사가 보수적으로 나온다는 점과 산지에서도 올해 마늘 재배 면적이 상당수 증가했다는 건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 오히려 통계청이 밝힌 생산량보다 실제 생산량이 더 늘어났을 개연성이 높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통계청은 보통 보수적으로 통계 조사를 하고, 산지에서도 재배 면적이 증가한 것은 인지하고 있어 통계청 생산량보다 실제 생산량이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생산량 증가에도 산지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에 대해 농가 기대 심리에 편승해 가격 상승을 조장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강하다. 한 마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마늘 가격이 높아 올해도 기대 심리가 상승한 농가 심리에 편승해 특정 상인과 일부 농협이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며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현재의 가격대가 형성된 것은 마늘산업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고 마늘이 투기 산업으로 몰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깐마늘은 가격이 억제되고 있지만 산지와 도매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깐마늘까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근래의 건고추 시장처럼 결국 소비 시장에서 국내산 마늘이 외면 받을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에서 마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들 물량이 국내 시장에 대거 들어올 가능성도 높다.

농경연 관계자는 “중국에서 최근 몇 년간 마늘 가격이 좋아 올해 재배 면적이 상당히 늘어 생산량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국내산 마늘의 소비지 가격이 높아지면 중국산 물량이 국내로 대거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산지 가격이 높은 상황에 대해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이에 비축 물량과 농협 수매물량을 통해 가격 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라며 “생산량이 감소해 시세가 높아진 양파는 물론 생산량이 증가한 마늘도 가격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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