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축개량협회(이하 한종협)는 한우, 젖소, 돼지와 같은 가축을 개량(육종)하는 곳이다. 한종협은 가축의 혈통자료(족보), 능력검정자료(증체량, 산유량 등), 외모심사자료(외모점수) 등을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점점 중요해 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atabase)에 대하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데이터베이스란? 컴퓨터에 전산자료들을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게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을 말한다.)

2004년 외부에 폐쇄적이었던 한종협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회사의 종돈개량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적은인원으로 대량의 자료를 처리해야 하는 종돈개량부 업무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무 단계별 효율성을 높이는 변화가 필요하였다.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던 대부분의 작업공정을 컴퓨터가 대신하도록 바꾸는 것이었다.(업무가 절반이하로 줄었다. 직원들 사이에선 줄어든 업무량 때문에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 두여야 된다는 소문이 돌아다닐 정도였다.)

그 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인터넷망을 통하여 농가(종돈장)들이 한종협의 종돈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전산실 대형컴퓨터에 꼭꼭 숨어있던 각자의 농장자료들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있으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사용자(종돈장)는 자료를 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직원들은 전화로 민원을 접수하고 내부결재를 맡아서 우편이나 이메일로 처리해주거나 심지어 전산실과 업무협조를 받아서 업무를 처리해주는 시간낭비를 하지 않게 되었다. 쌍방향의 업무처리방법은 데이터베이스의 활용을 매우 높였을 뿐 아니라 수집된 자료의 이용성도 높여 그 가치를 극대화 시켜왔다.  

PDA, 테블릿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계들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 나타나고 우리회사의 데이터베이스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되어 왔다. 앞으로 다가오는 세상에 인간들은 더 많은 기계들과 관계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우리 농업에도 가까이에 오고 있음을 느낀다. 나에게 4차산업혁명이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농업도 데이터베이스 기반을 구축하는 거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에는 너무 앞서거나 너무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한국종축개량협회 기획관리부 부장/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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