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농가 설문조사

수급의 기복이 심한 노지채소류에 대해 정부가 농협공동판매조직을 통한 계약재배와 판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공동판매조직으로의 유인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향미 한국농어촌공사 전문주임연구원과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안양대 교수)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노지채소 관측조사대상 농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동판매에 참여하는 이유가 대금결제의 안전성·판매처에 대한 신뢰도·높은 수취가격 등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산지에서 채소류를 취급하면서 농가조직화를 꾀하고 있는 농협에서 활용성이 높아 보인다.

대금결제 안전성, 타 유통보다 높은 신뢰도 꼽아
농지·기계는 개인 소유, 개인생산· 공동판매 선호


▲표본=이향미 한국농어촌공사 전문주임연구원과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안양대 교수)이 최근 내놓은 ‘노지채소 재배농가의 농협 공동판매 참여 참여수준 결정요인 분석’은 농경연의 관측월보 조사대상 농가를 표집대상으로 하고 있다. 관측월보 노지채소 조사대상 농가들 중에는 계약재배 경험이 잇는 농가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노지채소 농가들의 공동판매조직 참여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에 따라 양파 73명·마늘 79명·건고추 79명·배추 75명·무 51명 등 총 357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농협 공동판매 참여 결정요인을 분석했다. 결정요인은 △농가수취가격 △수확 후 노동력 제공 등의 서비스 △대금결제 △신뢰도 △농협조합원 여부 등이었다.

▲참여 또는 참여하지 않는 이유=공동판매조직에 참여하는 이유로는 대금결제 안전성과 타 유통보다 높은 신뢰도, 농가수취가격이 높아서 등의 이유가 앞 순위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357명 중 무응답 29명을 제외하고 참여하고 있다는 농가는 총 101명으로 이중 대금결제가 안전해서라고 답한 경우가 총 21농가로 20.7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뢰도가 높아서라고 참여 이유를 밝힌 농가가 18명으로 17.82%를 나타내면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농가수취가격이 높아서가 16명(15.84%)·농협조합원이어서 11명(10.89%)·서비스가 좋아서 10명(9.9%) 순이었다.

반대로 공동판매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227명 중에서는 농가수취가격이 낮아서라는 이유와 서비스가 약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농가수취가격이 낮아서라고 답변한 농가가 47명(20.7%)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가 약해서라고 답한 농가가 41명(18.06%)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단골판매처가 있어서 20명(8.81%)·판매절차가 까다로워서 19명(8.37%)·수수료가 비싸서 3명(1.32%) 등의 순이었다.

▲공동판매부터 우선적으로=또 향후 바람직한 농가조직형태에 대해서는 답변에 응한 농가 338명 중 49.11%가 농지와 기계는 개인소유로 하고, 개인 생산한 다음 공동판매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지와 기계를 조직이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공동생산과 공동판매를 하는 궁극적인 농가공동조직보다는 우선적으로 농가판매를 공동으로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궁극적으로 공동생산조직으로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또 가족수가 많을수록, 영농경력이 많을수록, 재배면적이 적을수록, 엽근채류에 비해 조미채류를 재배할수록 공동판매조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직의 리러쉽이 뛰어날수록, 영농교육에 참여할수록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요인들을 공동판매조직화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

이들은 연구논문에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농가 조직화 육성 및 지원사업은 농가들의 조직참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책목적을 위해 진행돼 왔다”면서 “농가조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농가들의 조직 참여 수요와 활성화 요인이 무엇인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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