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5년 만에 광우병 의심소가 발견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비율을 3%에서 30%로 높이는 등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이 경기도 용인시의 냉동창고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BSE, 광우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18일(미국 현지 시간) 알라바마주에서 11년 된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BSE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3년 1건, 2005년 1건, 2006년 1건, 2012년 1건 등의 BSE가 발생한 바 있어 이번이 5번째이다. 비정형 BSE는 고령의 소에서 드물게 자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19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현물 검사를 3%에서 30%로 확대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 다만 이번에 BSE가 발견된 미국 알라바마주에는 우리나라 수출용 도축장과 가공장은 없다. 이 자리에서 김영록 장관은 “미국의 비정형 BSE 발견과 관련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 측이 역학조사 결과를 조속하게 제출하도록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가 20일 비공개로 개최한 가축방역심의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가 대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결과에 대해 농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생산자단체들은 수입 중단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고, 소비자단체에서도 검사비율 상향, 현지 조사단 파견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학계 전문가들 또한 BSE 역학정보, 미국의 소 사육시스템 등 추가적인 정보를 조속히 확보하는 등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촉구하는 성명도 이어졌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회는 20일 “전면적이고 제대로 된 역학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며 “비정형과 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은 다르지 않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한우협회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우리나라는 기존의 3% 검역을 30%로 증가했을 뿐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운운하는 마당에 우리나라는 마땅히 수입 중단조치를 취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협상 자세다. 미국에 자료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를 구성해 현지 점검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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