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천·수신면 일대 오이 시설하우스가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충남 천안 병천·수신면 일대
수확 코 앞에 두고
시설하우스 오이 침수 피해
“복구작업 지원 시급” 목청
시, 특별재난지역 건의 계획 


“폭우로 1년 농사를 망쳐 살길이 막막합니다.” 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3리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노창래 씨는 지난 16일 폭우로 20동 규모의 오이재배 하우스를 잃고 망연자실에 빠졌다.

이날 최고 253㎜의 집중호우로 인근 병천천의 물이 비닐하우스를 덮쳐 물에 잠기며 수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오이를 모두 폐기처분해야 하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오이 수확은 틀렸어. 요즘 오이 경매가가 괜찮은데 이처럼 날벼락을 맞았으니 앞이 캄캄합니다.”

노 씨를 비롯한 장산3리 농민들은 폭우로 반나절 만에 수확을 앞둔 천안 농특산물 오이를 비롯해 애지중지 재배한 농작물들이 물속에 잠기고 비닐하우스가 쓰러져 가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다행히 이날 새벽 6시부터 둑의 수위를 계속 살피던 마을 이장이 주변에서 일하던 주민들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폭우가 병천면과 수신면을 경계로 한 병천천 부근 제방을 붕괴시켜 장산리 일대 농로와 논, 시설하우스 등을 모두 덮쳤다.

이곳에서는 복구작업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비로 쓰러진 30여동의  비닐하우스 제거 작업과 함께 수십 톤의 농작물 폐기처분을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천안에는 최고 253mm, 시간당 최고 74mm에 달하는 폭우가 내리면서 병천면, 목천읍, 원성2동 등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오이로 유명한 병천면과 수신면, 동면 등에서는 250㎜가 넘는 집중 호우로 전체 335농가 중 87%에 해당하는 292농가(147㏊)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최근 천안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상황은 승천천, 녹동천, 병천천 등 지방하천과 소하천 제방유실, 670m 도로유실·파손, 관성 소류지 5개소 등 저수지 제방유실, 주택 파손 및 침수 170세대, 35대 차량 침수, 1429농가 1057ha 농작물 침수·유실·매몰 피해를 입었으며, 조사가 더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나절 만에 삶의 터전을 잃은 농민들은 “신속한 복구와 피해에 따른 지원이 잇따라야 다시 영농을 재기할 수 있다”며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항구적인 피해 방지대책 마련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천안시는 조속한 응급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천안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려면 피해금액이 105억원이상 돼야 하기에, 시는 국비를 추가 지원받기 위해 피해조사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천안=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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