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군 대서면 군모들 농장 송유종(62) 씨가 방목장에서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 한우를 살피고 있다.

“이제 축산농가들도 소득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철저한 데이터 관리로 과학영농을 추구해야 합니다.”

고흥군 대서면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군모들 농장 송유종(62) 씨는 올해 고흥군이 선정한 품목별 소득왕에 선정된 6년차 귀농인이다.

다국적기업 마케팅 운영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송 씨는 퇴직 후 노동을 하며 값진 땀을 흘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렇게 그는 2009년 4월 30여년간 근무하던 회사를 퇴직하고 전남 고흥군으로 내려와 농업인턴으로 실무를 배우며 송아지 3마리로 한우 사육을 시작을 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한우 시장이 하락세였습니다. 예측은 했지만 초창기엔 투자한 자금이 회수가 안 되니 어려움도 있었죠.” 원래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일이었지만 누구보다 철저한 사전준비를 한 그에겐 한우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송 씨는 한우를 키운 지 5년 만에 성공의 확신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해 1억5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며 농장이름인 ‘군모들(Good Model Farm)’의 의미처럼 축산농가의 좋은 성공모델이 되고 있는 것.

현재는 총 85두의 한우를 사육 중인 송 씨는 사업 초기 상대적으로 편한 비육우로 사업을 시작하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번식우를 선택했다.

“번식우를 알지 못하고 비육만 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소의 생리를 모두 파악하고 나니 비육은 자연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특히 그는 기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군모들 농장은 3단계의 기록체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가장 먼저 농장에 기록판을 놓고 현장에서 기록한 후 영농일지를 작성하고 그것을 PC에 옮겨 자료로 남기고 이를 통해 데이터 관리를 한다. “어떤 형태로든 기록을 하고 기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 군모들 농장이 있기까지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송 씨는 동물복지나 유기축산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철저한 축사관리로 2012년 10월 HACCP 농장에 지정된데 이어 12월 친환경(무항생제축산물)농장, 2014년 12월에는 친환경녹색축산농장에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HACCP 등의 인증 기준은 내 농장이 대내외적으로 어떤 수준에 있는지 검증받을 수 있는 좋은 지표이자 농장운영의 좋은 매뉴얼이 됐습니다. 소비자들에겐 우리 한우가 수입소와는 차별된 안전 먹거리라는 신뢰를 높이는 효과로도 이어졌습니다.”

송 씨는 앞으로 산지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수익을 내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

송 씨는 마지막으로 “배움에는 끝이 없고 알면 알수록 공부해야 할 것이 더 많다”며 “현장실습에서 습득한 기술을 내 농장에 접목하는 등 교육과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예비 귀농인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고흥=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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