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북 지역에 16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고, 농경지와 하우스가 침수하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17일 충북 청주시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김용덕 씨 하우스 모습. 폭우 하루가 지났음에도 하우스에 물이 빠지지 않자 방울토마토 수확이 지금 한창땐데 ‘올해 농사는 끝났다.’며 물이 가득고인 하우스를 힘없이 나오고 있다. 김흥진 기자

청주·진천·증평군 일대 집중
수박애호박 토마토 등
시설하우스 작물 침수 피해
축사 물에 잠겨 가축 폐사


가뭄을 끝낸 단비도 잠시였다. 16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전국 곳곳에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 지역은 17일 공식 집계된 피해면적만 3497ha에 달했다. 벼 2988ha가 물에 잠겼고 수박과 애호박, 토마토 등 시설하우스 작물 피해가 413ha에 달했다. 이중 102㏊는 매몰됐으며 105㏊는 유실됐다. 또 축사가 침수돼 가축 4만2000마리가 죽고 2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비 피해는 청주시와 진천군, 증평군 일대에 집중됐다. 청주에는 하루 동안 300mm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진천군과 증평군에도 폭우가 쏟아져 하우스 작물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시의 경우 미호천변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오창읍 신평리, 옥산면 덕촌리·가락리, 오송읍 쌍청리 일대 하우스 곳곳이 침수됐다. 옥산면 덕촌리에서 애호박 농사를 짓는 정모씨는 하우스 전체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17일, 물은 빠졌지만 하우스 내부가 토사로 덮혀 애호박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는 “26년째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번 같은 피해는 처음이다. 8월 중순까지는 수확을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아무런 작업을 못한다. 땅이 마르면 호박을 뽑아내고 다음 작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흙이 마르는 데는 최소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옥산면 일대는 온통 하우스 단지다. 애호박 농가만 200가구가 넘는다. 비 피해를 본 하우스는 족히 수백 동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촌리 최모씨는 “물이 미호천으로 빠져 나가야 하는데 미호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물이 하우스로 흘러들었다”며 “오송읍쪽으로 내려가는 지점에 배수장이 있는데 배수장도 물에 잠겼다”고 말했다.

미호천을 사이에 두고 옥산면과 반대 방향에 위치한 청주시 정봉동, 신촌동 일대 하우스도 물에 잠겼다. 이 일대는 방울토마토와 엽채류 재배가 주를 이루는 곳이다. 이 곳도 수 십동 이상의 하우스가 토사로 덮이는 피해를 입었다.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이곳이 저지대다. 미호천 수위가 높아지니까 물이 빠지지 않았다. 물에 잠긴 토마토는 다 뽑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송읍 쌍청리 일대의 하천부지 농작물 피해도 컸다. 수확을 며칠 앞둔 대파는 미호천이 범람하면서 토사로 덮히고 말았다. 최소 수 만평의 하천부지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진천군에서는 덕산면 일대 하우스 곳곳이 물에 잠겼다. 산수리와 기전리 등의 수박하우스가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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