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고기 소비유통 모니터링

중도매인·식육판매업·일반음식점 등 '취급 감소' 월등
공급 물량 감소·경기 침체·가격 상승 등 이유로 꼽아
소비자, 쇠고기 가격에 민감…할인 행사·직거래 힘써야 


경기 침체와 높은 한우가격, 이로 인한 소비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올해 전반적으로 축산물 유통업체의 한우고기 취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농촌경제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를 통해 실시한 ‘2016년 한우고기 소비유통 모니터링’ 조사에 따른 것으로, 한우자조금은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우 판매 상황·소비자 인식 등의 정보를 파악, 한우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한우고기 취급 전망=중도매인·식육포장처리업체·식육판매업·일반음식점 관계자들은 올해 한우고기 취급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공급 물량 감소, 경기침체, 소비 수요 감소, 가격 상승 등이 취급량 감소에 대한 공통된 이유. 중도매인 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의 경우 한우고기 취급량이 전년과 비슷할 것이란 의견과 감소할 것 같다는 의견이 모두 47%로 나타난 반면, 증가할 것 같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식육포장처리업 50개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한우고기 취급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42%로,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 8%에 월등하게 앞섰으며, 일반음식점도 한우고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5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식육판매업 200개 업체가 참여한 조사에서도 한우고기 취급량이 전년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49%나 나왔다. 식육판매업체 중 27.6%가 한우고기 취급량 감소 시 다른 육류로 대체하겠다고 응답했으며, 대체 육류는 미국산 쇠고기 10.2%, 호주산 쇠고기 7.1%, 국내산 돼지고기 6.1% 순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축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한우고기 취급량 및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우 가격 인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통단계 한우 등급별 선호도=한우 유통분야에선 일반음식점을 제외한 대부분이 1등급과 1+등급, 2등급 순으로 판매 증가를 예상했다. 높은 등급의 경우 소비자 선호도와 육질, 낮은 등급은 저렴한 가격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등급은 1++등급이 1순위로, 높은 가격과 고지방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부위별로는 주로 국거리와 반찬용인 양지, 우둔 등의 판매 증가 전망이 우세했고, 등심·갈비와 같은 구이용 부위는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일반음식점에서는 1+등급과 1등급 판매량 증가를 예상한 응답이 각각 31.6%, 30.4%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43.7%가 1++등급의 판매량 감소를 전망했다. 1+와 1등급 판매량 증가의 이유로는 높은 소비자 선호도와 우수한 품질, 부드러운 육질 등이 꼽혔으며, 1++등급 판매량 감소를 예상한 이유에는 높은 가격이 언급됐다.

▲소비자 선호도는?=1000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육류 구입 시 맛과 가격, 요리 방법, 영양, 안전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감안한 소비자 선호 육류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산 돼지고기, 한우고기, 닭고기 순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쇠고기 종류에 대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6%가 한우고기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호주산 24.1%, 국내산 육우 8.1%, 미국산 2.8, 기타 0.3% 순으로 집계됐다. 한우고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주로 맛 때문이었고, 국내산 육우와 호주산 및 미국산 쇠고기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가격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은 한우고기 구입 시 1+ 등급과 구이용 부위인 등심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으며, 성별 구분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등급 구매 이유로는 소비자들도 역시 주로 맛과 연한 육질을 꼽았고, 2등급 등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구매하는 이유도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실제 쇠고기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은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유통업체들이 할인 행사나 직거래 등을 통해 판매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진행한 GS&J 인스티튜트 연구진은 유통업체 및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우가격 안정화를 통한 한우고기 소비 촉진 △유통구조 개선(직거래)을 통한 한우 가격 인하 △한우 등급제 정보 제공 강화 및 소비자 활용도 제고 등을 한우 소비·유통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특히 “한우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우가격을 낮춰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한우 공급 및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송아지생산안정제를 실용적으로 개편하는 등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거세우 취급 의향=이번 연구에선 한우 소비 감소 및 수입육 공급 증가, 쇠고기 자급률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 말부터 언급돼 왔던 비거세우 유통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의향 조사도 이뤄졌다.

조사 결과, 식육포장처리업체(54%)·식육판매업체(69%)·일반음식점(73%)은 비거세우 취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중도매인의 경우만 소비자와 거래처의 선호 반응을 파악한 후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답변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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