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농식품 수출 분석

올 상반기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약 44억1620만 달러(잠정치)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9% 증가한 수치다. 품목별로 김이 상반기 수출 첫 2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고 인삼류와 딸기 등의 품목도 상승세를 끌고 갔다.

반면 주력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시장은 사드배치와 AI 발생 등의 후폭풍으로 2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2.8% 감소하는 등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상반기 농림수산식품 수출 흐름을 분석했다.


#수출 상승세를 이끌다
수출액 44억1620만달러…전년대비 7.9% 증가
시장 다변화…동남아·이슬람 등 신흥시장 주목
김 수출액 49% 껑충, 중화권 중심 홍삼 선전


▲주요 수출국 고른 증가세=올 상반기에 높은 수출을 달성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미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고르게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 일본의 수출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2014년 상반기 10억2750만 달러, 2015년 9억3050만 달러, 2016년 8억9950만 달러로 하락세를 거듭했던 일본 시장은 올 상반기 10억870만 달러를 달성, 3년 만에 상반기 수출실적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단일국가 시장 중 세 번째로 수출액이 많은 미국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6% 증가한 5억450만 달러의 한국 농식품이 수출됐다. 2015년 4억1050만 달러, 2016년 4억6870만 달러 등 수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신흥시장의 가능성 엿보다=그동안 수출시장은 일본과 중국, 미국에 편중됐지만 최근 동남아시아와 이슬람 시장에도 한국 농식품 수출이 증가하는 등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

실제 신흥시장으로 자리 잡은 아세안 국가들의 수출액도 전년 동기대비 16.3% 급등한 7억952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2억3070만 달러)과 태국(2억1000만 달러), 인도네시아(1억210만 달러) 등에서 주도한 결과다.

이슬람 시장(이슬람협력기구 소속 57개국)과 EU 시장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3.0%, 14.7% 늘어난 5억4150만 달러, 3억1590만 달러로 조사됐다. 러시아도 35.2% 증가한 8350만 달러, 아프리카는 10.1% 늘어난 4800만 달러를 확인, 새로운 수출시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출을 주도하다, 김 최대 수출=상반기 수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1% 증가한 11억182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중 김 수출액은 49.4% 늘어난 2억6890만 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월간 수출액 5000만 달러와 상반기 수출 첫 2억 달러 달성이라는 기록을 일궈냈다. 최근 김 주요 생산국인 중국·일본의 생산 부진과 건강식품으로 김이 떠오르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구자성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산수출부장은 “주요 김 생산국들의 작황 여건이 좋지 않는 등 수출여건을 볼 때 한국산 김 수출의 호조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5억 달러 수출이 기대되는 품목으로 2024년까지 10억 달러 달성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수출효자 품목, 홍삼과 딸기=홍삼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화권 및 동남아 시장에 주목을 받으며 올 상반기 262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52.7% 증가한 수치다. 중화권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1390만 달러에서 올해 2390만 달러로 늘었고 베트남과 태국시장도 홍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22.6%, 3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과 태국,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딸기도 올 상반기 3180만 달러가 수출됐다.


#상승세에 발목 잡은 악재들
지난해 하반기까지 활기 찾던 중국시장 찬바람
마케팅 중단에 롯데마트 철수…수출액 5.3% ↓
유자차 수출 뒷걸음, 사과·단감 등 과일류 감소


▲부진한 중국 수출=중국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016년 하반기 수출액은 8억1235만 달러로 2015년 하반기 대비 15.9% 증가했다. 7월을 제외하면 매월 1억3000만 달러 이상의 한국산 농식품이 중국으로 날아갔다. 지난해 쌀과 삼계탕이 첫 수출길에 오르는 등 정부가 대중국 수출 확대에 노력한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배치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여파로 중국 시장은 차갑게 식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농식품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등이 사실상 중단되고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한국 농식품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해 중국시장에 첫 진출한 쌀과 삼계탕 등은 시장 안착에 실패했고 유자차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올 상반기 대중국 수출액은 6억264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3% 감소했다. 올 상반기 농식품 수출액이 평균 7.9%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두드러져 보인다.

▲신선 농산물 감소세=신선 농산물 수출은 가공식품 보다 농가 소득과의 연결고리가 더 크다. 그래서 올 상반기 신선 농산물의 감소는 다소 아쉽다. 실제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홍삼 등 인삼류의 선전에도 불구, 4억785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5% 줄었다.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 품목은 과실류에 집중돼있다. 과실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9.9% 감소한 9930만 달러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자차의 경우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사드 여파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8% 감소한 1570만 달러에 그쳤다. 대중국 유자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7.6% 급감한 650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이외에 사과(37.4%), 단감(36.0%), 감귤(35.1%) 등 과일도 모두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AI 발생 여파로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가금육류도 71.9% 줄어든 560만 달러에 불과했고 주요 수출 신선 농산물인 파프리카도 3.1% 감소한 4840만 달러에 그쳤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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