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덩이 매립해 밭작물 안돼…유해충도 많아"

▲ 예상원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이 11일 본회의에서 도정질문을 통해 경남농업기술원 이전 예정부지 적합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경남농업기술원 이전 예정부지의 적합성에 문제가 많습니다. 그곳은 물구덩이를 매립한 곳으로 밭작물이 안 되고 논농사밖에 안 되는 곳입니다. 인접한 수목원에는 유해충이 많아 작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토양이 좋은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합니다.”

농업경영인으로 경남도의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상원(밀양2, 바른정당)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은 지난 11일 경남도의회 임시회에서 ‘농업기술원 이전 예정부지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도정질문을 통해 이와 같이 피력했다.

경남도는 농업기술원과 축산진흥연구소를 2023년까지 이전하고, 농업기술원이 있던 초전동에 2026년까지 도시개발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농업기술원 이전 대상지로 진주시 이반성면과 일반성면으로 정하고, 이 일대 0.90㎢ 788필지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농업경영인 출신인 예 위원장은 “다른 기관의 이전과 달리 농업기술원의 이전은 농업경영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그 어떤 고려보다 우선돼야 한다”면서 “농사가 제대로 안 되는 곳으로 옮기면 각종 연구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제기했다.

예 위원장은 도정질문에 앞서 지난 7일 농해양수산위원회 현지의정활동의 일환으로 동료의원들과 함께 경남농업기술원 이전 예정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예 위원장은 “농해양수산위원들이 현장점검을 하는 등 4차례나 현장을 살폈는데, 해당 지역은 과거 물구덩이로 불렸던 곳으로 논농사만 이뤄지고 고부가가치 시설농업은 힘든 곳이었다”면서 “더구나 인근 수목원 유해충이 작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많은 곳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규일 경남도 서부부지사는 “환경성은 부족한 것이 맞지만, 접근성과 경제성 등 23개 항목에 대한 검토한 결과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성토를 하고, 토양을 개량하고, 배수 문제를 개선해 농업기술원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만들 계획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예 위원장은 “5m를 성토해도 토양의 본질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면서 “여러 작물을 시험하고 연구하는 농업기술원의 입지는 반드시 양질의 토양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남도의 진주, 밀양, 창녕, 함양 등 후보지 보상비 예상비용 분석에서 진주가 161억원으로 가장 낮다고 했는데, 함양 251억원은 주택 90여채까지 포함된 보상내역이어서 적절한 비교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조규일 서부부지사는 “농업기술원 이전 부지는 도내 전역을 대상으로 검토했으며, 23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 진주시 이반성면 일원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이전대상지로 결정됐다”면서 “경남개발공사의 용역결과를 1차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예 위원장은 “오는 10월 현지조사와 지질조사를 실시해 더욱 심층적으로 예정부지의 적합성을 검증하고, 이전 관련 각종 협약에 문제점은 없는지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꼭 진주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농업군이자 사질양토가 풍부한 의령 등지로 이전을 검토하면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어진다”면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경남도 서부청사를 가져간 진주가 소외된 농촌지역을 위해 배려하면 모양새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상원 위원장은 김해고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밀양의 첨단 축사에서 직접 한우를 키우는 농업경영인이다. 밀양시의회 의원을 거쳐 경남도의회에 입성해 왕성히 활동한 결과 자랑스런 도의원 상(2015년 12월)과 우수의정 대상(2016년 6월)을 받았다. 제10대 경남도의회 후반기 농해양수산위원장을 맡아 각종 농수산 현안을 현장중심으로 챙기며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바른정당 경남도당 대변인에 임명되기도 했다.

창원=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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