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의무자조금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1년이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TV 방송용 CF 제작 및 방영, 친환경농산물 특집 방송 등 다양한 홍보를 통해 친환경농산물 소비촉진에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조금에 대한 친환경농민의 인식 전환, 이중납부 문제 등 아직도 해결할 과제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올 자조금사업 규모 27억…계획대비 169% 증가
출범 1년 만에 자조금 평가 4위 ‘우수등급’ 주목

농가 교육·홍보 확대, 이중납부 문제 해결 급선무
생산·유통분야 농협 역할 막중…정부 참여 독려를


▲친환경농산물 의무자조금 제도 및 현황=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 도입 취지는 친환경농민 및 조합의 거출금과 정부지원금(총 거출액의 50%이내)을 활용해 친환경농민 스스로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촉진 및 판로확대, 수급조절, 교육 및 연구개발 등을 수행해 친환경농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참여대상은 ‘친환경농어업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대한 법률’에 따른 유기·무농약 인증면적 1000㎡이상 농민과 친환경농산물을 취급하는 조합 또는 자조금사업 참여 희망조합이다. 자조금 거출 기준은 인증면적(10a)당 유기인증 논은 4000원, 밭은 5000원, 무농약 인증 논은 3000원, 밭은 4000원이다. 다만 임산물(밤, 산양삼)을 포함한 밭은 5만㎡, 논의 경우 10만㎡초과면적에 대해서는 전액 면제된다. 농협의 경우에는 전년도 친환경농산물 취급실적, 즉 매출액에 따라 연 100~200만원을 내야한다.

▲친환경농산물 의무자조금 도입 성과 및 과제= 자조금 도입당시 관리위원회는 우선적으로 농민의 소득 향상 및 지속가능한 생태농업을 목표로 소비촉진 홍보와 판로확대에 역점을 뒀다. 이에 따라 KBS 6시내고향, 생생정보 등의 프로그램에 친환경농산물 특집방송을 하는가 하면 TV방송용 CF을 제작해 방영도 했다. 특히 자조금 기사 및 페이스북 개설 등 SNS 홍보에 적극 나섰고, 청년농부들의 직거래 행사 및 친환경요리 홍보행사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 자조금 사업규모가 농가 거출금 11억950만원, 농협거출금 1억4550만원, 정부지원금 13억4500만원 등 총 26억9000만원으로, 계획대비 168.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출범 1년이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자조금 평가에서 전체 4위로, 우수등급을 받아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현재까지 자조금 거출률이 40%대로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조금 운영의 필요성과 취지를 제대로 모르는 농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친환경농산물 자조금에 대한 농가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홍보 및 교육이 보다 더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조금을 납부한 농민들에게도 자조금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친환경농민들이 자조금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도록 확실한 동기 부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 납부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타 자조금은 품목중심인데 반해 친환경자조금은 유일하게 재배방식 중심이다. 이렇다보니 155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어 현재 정부가 의무자조금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품목 간 이중 납부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친환경농산물 자조금이 우선적으로 집행되는 방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으나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구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친환경농산물의 생산 및 유통구조상 농협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막중하기 때문이다. 농협의 참여로 홍보 및 유통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농협의 참여를 더욱 독려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호 단국대교수는 “자조금 거출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체보다는 친환경농가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한 만큼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이해와 설명,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알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며 “다만 홍보 효과는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플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농협의 참여율을 높이려면 중앙회 차원의 독려가 필요하며 친환경농산물 수출은 가공과 생산을 연계한 계약재배, 물량확보가 우선”이라며 “몇 가지 대표품목을 우선적으로 정해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등 단계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문기 친환경농축수산유통정보센터장 jungmk@agrinet.co.kr


#강용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
“수출 추진해 신규 판로 개척할 것”

 

“아직도 가아할 길이 너무 많습니다. 자조금 추진 목표가 친환경농업인의 소득향상,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급인 만큼 TV, 라디오 등 파괴력이 큰 매체를 활용한 지속적인 소비자 홍보와 소비촉진 행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강용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장의 자조금 출범 1년 평가 및 향후 계획이다.

그동안의 성과보다는 반성, 과제를 더욱 강조하는 강 위원장의 모습에서 친환경농산물 의무자조금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를 위해 강 위원장은 자조금 취지와 의미를 잘 모르고 있는 농민들에게 참여 독려 차원에서 직접 편지를 써서 당위성을 설명하는가 하면 전국적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관리위원회는 신규 판로 개척차원에서 수출 활성화를 적극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친환경농식품 가격 및 판로부족 등으로 인한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수출을 하반기에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강 위원장은 “1년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생산자인 친환경농업인들에게는 신규 사업 발굴 및 판로확대를 통한 소득 향상, 소비자들에게는 친환경농업의 가치 확산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자조금 관리위원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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