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 개선대책 토론회 '백신 사용' 뜨거운 공방

▲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정부의 AI 방역 개선 대책! 문제는 없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레스 심스 FAO 박사 "인체 감염 위험도 감소" 주장
산란계 "충분한 검증·사회적 합의 이뤄져야" 반박


가금류에 대한 백신 접종 시 바이러스 배출량을 감소시켜 인체 감염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산란계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 정책 도입과 관련 인체 감염에 대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업계 및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제2세미나실에서 ‘정부의 AI 방역 개선대책! 문제는 없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방역당국과 가금 관련 생산자단체, 학계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에 내놓은 AI 방역 개선대책과 도입을 검토 중인 백신 접종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레스 심스(Les Sims)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박사가 ‘고병원성 AI 백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해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레스 심스 박사는 한국에서 2003년 이후 거의 매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살처분으로 인한 산업 피해도 컸으며 향후 10년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백신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백신 접종 시 가장 우려되는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인체 감염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백신 접종 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감소해 인체 감염 위험도가 감소한다는 것이 레스 심스 박사의 설명이다.

▲ 레스 심스 FAO 박사

이와 관련 레스 심스 박사는 “백신 사용 시 바이러스 배출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바이러스 변이로 인체에 감염된다는 우려도 현재까지 발생 사례가 없기 때문에 AI방역 정책에 있어 백신 사용을 보조수단 중 하나로 포함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산란계 농가들은 백신 접종 정책 도입 검토와 관련해 신중하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민감한 사안인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인체감염과 관련해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로 인해 산란계 농가들 사이에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오세진 양계협회 부회장은 “지난겨울 AI가 피해가 가장 컸던 산란계 업계 내에서도 백신 접종에 대해 인체감염과 부작용, 수출 진입 장벽 발생 등의 문제로 인해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모든 부분에 대한 검증과 충분한 논의를 진행해 산란계 업계는 물론 소비자까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에선 백신 접종 정책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가정 하에 백신 접종 정책의 도입 및 관리 방안도 제시됐다. 레스 심스 박사는 백신 접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믿을만한 곳에서 제조한 허가된 백신 사용 △산란계 종계 등 특정종류에 한정한 사용과 의무적 수행 △백신 후 적절한 모니터링과 예찰 시스템 마련 △향후 백신평가와 위험도에 따른 항원 업데이트 등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국내 산란계 업계에서도 수긍했다. 특히 산란계 업계 관계자들은 백신 선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현재 사독 백신을 대상으로만 백신주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데 생독 백신까지 선정 검토 범위를 넓히고, 효능 실험을 진행한 후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경수 수제가축병원 원장은 “국내에 개발된 모든 백신에 대해 실험을 거쳐 국내 발생 상황에 가잘 알 맞는 백신을 선택해야 백신 정책 도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현권 의원은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은 검토하고, 향후 의정활동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원 의원은 “오늘 AI 토론회는 우리 방역체계와 우리에게 무엇이 절실한 과제인지 되짚어보고자 마련된 자리 ”라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이 AI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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