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개발원 대국민 조사, 전통시장서 수산물 구입 22%     
36.1%는 가격결정 신뢰 못해…10명 중 8명 "가격표시제 필요"  


전통시장을 포함한 소매 수산시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수산물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10명 중 8명은 수산물 당일 시세를 알아보기 쉽게 가격을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대부분의 소매 수산시장에서 저온유통기반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돼 개선돼야 할 현안으로 꼽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 4~5월에 걸쳐 소매 수산시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및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소매 수산시장에 대한 것으로, 그간 산지위판장이나 수산물 도매시장에 대한 조사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감안할 때 의미가 있다.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22%가 전통(수산)시장에서 수산물을 구입하고 있으며, 10명 중 3명은 한 달에 한번 이상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식료품의 경우 전통시장 구입 비중이 8%로, 수산물의 전통(수산)시장 구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선 ‘수산물이 신선하고 품질이 좋다’가 28.5%, ‘다양한 볼거리·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23.6%,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19.7%,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10.4%로 가격보다는 풍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았다.

하지만 수산시장의 거래관행이나 가격결정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컸다. 조사결과 가격결정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신뢰하지 못함’이 36.1%로 ‘신뢰함’(21.2%) 보다 높았다. 또 각종 편의시설 미흡, 시장의 낙후성, 불결한 이미지, 위생·안전관리, 결제수단 및 접근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높게 나타났다.

수산시장의 판매가격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가격 표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80.1%로 나타났고, ‘불필요하다’는 2.3%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주요 수산시장 7개소에 대한 방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수산시장에서 수산물이 상온에 노출된 상태에서 판매되며, 해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곳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KMI는 ‘수산시장의 거래관행 및 가격결정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문제를 더 이상 발치하지 말고 개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된다’며 ‘소매 수산시장 가격 표시제를 시급히 도입, 시범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육성사업에도 불구, 수산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지원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건조망이나 얼음매대 같이 수산시장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시설이나 장비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정책 지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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