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수입국 1위·쇠고기 수입도 지속 증가 도마위
“농업부문에 불리…잘못된 협상 바로잡아야” 여론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함께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양국 공동협의체가 꾸려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농업부문 재협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측이 표면적으로는 자동차와 철강부문의 무역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실제 미국의 생산물 중 국내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농축산물 분야이기 때문이다. 국내 농업계는 현재 맺어진 한·미 FTA가 ‘농업부문에 불리하게 체결됐다’며 ‘재협상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공세적 요구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3박5일의 일정으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에서 한·미FTA 재협상이 화두로 떠올랐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한·미 FTA는 잘못된 협상’이라고 발언해 온데다 이번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측이 FTA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편, 한국 측은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이후에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조사·평가할 것을 제의하는 등 어떤 형태이던 간에 실무급 공동협의체가 꾸려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불공정한 무역의 예로 제시하고 있는 자동차와 관련, 국내 FTA 분석가들은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시장 경쟁력이 낮다고 보면서 오히려 상품서비스나 농축산물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쌀과 쇠고기부문에서의 추가적인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농축산업계의 입장은 단호하다. 

우선 쌀의 경우 ‘국내 재고량이 많아 쌀값이 폭락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밥쌀용 쌀을 수입한다’면서 ‘이조차도 전면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쇠고기의 경우도 생산자단체에서 국산 자급률 하락문제와 함께 미산 쇠고기 수입량 증가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과일수입부문에서도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수입량의 절대량을 차지하면서 수입국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한민수 한농연 정책실장은 “한·미 FTA가 농업부문에 불리하게 체결됐다는 것이 농업계의 전반적인 입장이고, 이에 따라 잘못된 협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관점”이라면서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농업부문에 불리하게 체결된 한·미 FTA 뿐만 아니라 쌀 의무수입량과 관련된 WTO 규정을 바로 잡는데도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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