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수입량 106만톤…2000년대비 2배 훌쩍
신선 온대과일 비중 38% 가장 많고 열대과일은 주춤
FTA 이행으로 관세율 인하…수입 증가에 영향 미쳐 


수입 과일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어 국산 과일 경쟁력 제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현안분석으로 ‘과일 수입구조 변화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과일 수입액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전체 과일 수입액은 17억1000만달러로 2000년 이후 연평균 10.4%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6년 기준 전체 과일 수입량은 106만4000톤으로 2000년 46만톤에 비해 2배가 넘게 늘었다.

수입 과일 중에서 수입액 비중이 가장 높은 부류는 신선 온대과일로 전체 수입액 가운데 37.6%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승 추세에 있다. 열대과일의 비중은 다소 정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입량에서는 수입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열대과일의 수입량이 온대과일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2016년 기준 열대과일의 수입량은 43만3000톤이고, 온대과일의 수입량은 29만톤이었다. 이는 2000년보다 각각 25만7000톤, 17만1000톤이 증가한 수치다.

과일 수입과 관련해 눈여겨 볼 대목은 수입 대상국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과일 상위 10개국이 모두 FTA 체결국이라는 점이다. 농경연은 과일 수입 대상국 가운데 FTA 체결국의 비중이 FTA 발효를 계기로 상승하거나 주요 수입선이 FTA 비체결국에서 체결국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입 상대국 상위 10개국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집중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는 과일 수입 대상국 상위 10개국의 비중은 94%에 달했지만 2016년에는 88%로 낮아졌다.

아울러 신선과일이나 가공과일의 수입선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 역시 과일 수입의 특징이다. 실제로 신선과일의 경우 그동안 미국, 필리핀, 칠레, 뉴질랜드에 집중도가 높았지만 이들 국가의 작황부진에 따른 수입선 전환으로 집중도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FTA 이행에 따른 관세율 인하가 과일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수입선 집중도가 높은 품목일수록 주요 수출국의 수급상황이 과일 수입 품목 구조 변화와 수입선 전환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검역 및 위생협정 등 비관세조치를 통한 특정 품목과 국가에 대해 제한적 수입 허용이 과일 수입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FTA 재협상이나 검역 및 위생협정 등을 통한 추가 수입 허용 시에는 국내 과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수입 과일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산 과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수입 과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28%로 추정되고 있다.

지성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 총괄지원팀장은 분석을 통해 “과일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품종을 갱신하는 것과 더불어 국산 과일을 원료로 한 식품개발 등 의 소비 촉진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현행 과수 분야의 FTA 국내 보완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신규 과수농가 진입 시 수입 과일과 경합관계라든지, FTA 이행에 따른 관세율 인하 여부 등의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수입에 따른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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