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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비상장거래, 도매시장 공익성 훼손” 한국식품유통학회·농촌진흥청 ‘도매시장의 사회적 역할 모색’ 정책 세미나
   
▲‘도매시장의 사회적 역할 모색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선 최근 논의와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도매시장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여러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도매시장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식품유통학회와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지난 6월 29일 개최한 ‘도매시장의 사회적 역할 모색을 위한 정책 세미나’가 그 자리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도매시장 유통에 관한 공론과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가락시장 정산기구 도입 방안과 더불어 일본 도매시장제도의 변화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세미나의 주요 발표와 종합토론 내용을 정리했다.


거래제도·방법 중앙정부가 관장
도매법인 지정 유효기간 폐지를


▲도매시장 유통에 대한 공론(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사무국장)=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사무국장은 도매시장은 정부 투자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향후 도매시장을 통한 주요 유통정책 추진체계도 현재와 같이 적절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매시장 시스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쟁이란 명분으로 포장한 불합리한 주장이 존재하는 것은 도매시장의 공공 및 공익기능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오세복 국장은 이러한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비상장거래를 들었다. 중도매인이 비상장거래를 할 수 있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예외 조항이지 이를 도매시장법인의 상장농산물 거래와 경쟁을 시킨다는 것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과 도매시장 운영시스템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와 자기 이익을 위한 주장이 결합된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비상장거래는 자유거래와 같은 방식인 점을 볼 때 상장거래를 원칙으로 하는 공영도매시장에서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도매시장의 공적 장치가 차질 없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거래제도나 거래방법은 중앙정부가 직접 관장하는 정책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매시장법인의 안정적 경영권 보장과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가로막는 도매법인 지정 유효기간 제도의 폐지를 검토해 볼 필요성도 제기됐다. 일본의 경우 도매시장법인 허가는 농림수산대신이, 중도매인의 허가는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있으며 지정 유효기간은 없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현행 도입이 된 시장도매인제는 상장경매제도가 정착된 시장에서의 병행 운영은 금지하되 향후 신설되는 소비지 유통시설에 도입하거나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유사시장에 시장도매인 도입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오세복 국장의 주장이다.

오세복 국장은 “현재의 유통여건을 감안해 도매시장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수립해 추진할 수 있도록 명시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수립된 방안을 중앙정부가 법 개정과 정책에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체제가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 법적 근거로 도매시장제 관리
중장기 계획 수립해 체계적 추진


▲일본의 도매시장제도 변화와 시사점(주재창 농촌진흥청 박사)=주재창 농촌진흥청 박사는 도매시장의 사회적 역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와 유사한 도매시장 기능을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 계획적인 접근을 위해 중장기적인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체계적인 대책 추진이 진행됐고, 법적 근거를 통해 도매시장제도의 지속적 관리가 이뤄져 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도매시장을 둘러싼 유통, 소비환경 변화가 반영 되면서 거래방식도 전환이 돼 온 것이다.

다만 일본의 무조건적인 벤치마킹 보다는 우리의 현실에 맞는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산지 규모화 과정이나 여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주재창 박사는 “도매시장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평가 강화를 통해 경영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퇴출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용절감 전제로 정산기구 도입
행정 관여 최소화·자율성 확보를


▲가락시장 유통주체의 경쟁 촉진을 위한 정산기구 도입 방안(위태석 농촌진흥청 박사)=위태석 농촌진흥청 박사는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가락시장의 정산기구 도입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위태석 박사는 가락시장에 정산기구가 도입될 경우 운영은 비용절감이 전제로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정산조합 설립시 새롭게 발생하는 채권관리 업무로 인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규모를 사전에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산기구의 지불준비금은 현재 판매장려금의 일정기간을 유보하는 방식이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럴 경우 판매장려금의 사용과 역할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 정산기구를 도입해야 우리의 판매장려금과 같은 완납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판매장려금으로 정산기구에 대한 행정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정부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산기구 도입에 있어 행정의 관여를 최소화하고 사업자의 자율성 확보도 관건이다. 정산기구가 또 다른 옥상옥의 구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행정의 관여 가능성을 차단하고, 사업 효율화를 위한 부분만 외주화를 추진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위태석 박사는 “가락시장 정산기구 도입은 일본과는 목적과 운영방식이 다르다”며 “이에 따라 정산기구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는 운영 방식의 기준만 제시하고 운영에 대해서는 관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농안법 개정·중장기 계획 마련을
중앙-도매시장 분리해 관리해야


▲종합토론=종합토론에서는 현재 농안법 개정의 필요성과 함께 도매시장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농안법 개정을 통해 도매시장 부문을 분리해 도매시장이 정부 정책 수행의 창구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보다 체계적인 정비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다. 이럴 경우 중앙도매시장과 지방도매시장의 정책적 지원과 평가를 달리할 수 있는 체계 마련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세복 국장의 농안법에서 도매시장 부분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대해 권오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조성처장은 “농안법이 상당히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도매시장만을 따로 분법하는 것은 찬성이고 의미가 있다”고 전제한 뒤 “도매시장 별로 규모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정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규모의 통폐합도 이제는 논의를 진행하고 중앙과 지방 도매시장의 정책 방향이 달라지는 정책 방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민기 농정연구센터 부소장도 “중앙과 지방 도매시장을 동일한 논리로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시장의 제도의 적용 영역을 구분해 규정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경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도매시장이 공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본 방침이 있어야 한다. 다만 32개 도매시장을 중앙정부가 모두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과 지방 도매시장의 명확한 구분을 통해 규제개선이 됐든, 기본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의견들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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