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평군 농민 김용근(63)씨가 계속된 가뭄에 쟁기질도 어려울 정도로 딱딱해져버린 땅을 바라보고 있다. 뒤편에는 관정 작업이 한창이다.

함평군 내 저수지 13곳 '바닥'
월천저수지도 저수율 30%대로
"정부·지자체 가뭄대책 내야"


함평군 내 저수지 24곳 중 13곳은 모두 말라 바닥을 드러냈다. 가장 큰 월천저수지도 저수율이 30%로 떨어졌다. 임덕근 손불면장은 6월 30일을 월천저수지가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 관리에 들어간 저수지의 수문 연결장치를 부수고 논에 물을 공급하는 사건이 있을 정도로 농민들의 분노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손불면 간척지 부근에 위치한 논으로 발길을 옮겨 만난 농민 김용근(63)씨도 “농사를 40년간 했지만 이런 가뭄은 처음이여”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씨는 관정 작업이 한창인 건너편의 시추 시설을 가리키며 “당장 하늘엔 답 없다고 느낀 농민들이 개인 관정개발을 하고 있지만 작업 비용이 800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세농들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작업 중이던 관정작업자도 100m 가까이 땅을 팠지만 물이 안 나올 정도로 가물어 작업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40년 경력의 베테랑 농사꾼도 장기화되고 있는 가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땅이 얼마나 단단한지 쟁기질도 못해요. 비가 올 기미라도 보이면 희망이라도 갖을 텐데 참...” 아직도 모내기를 절반밖에 끝내지 못한 김 씨는 바짝 말라버린 논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전남의 모내기 적기는 20일까지로 이날 이후 심은 모는 작황을 기대하기 힘들다. 밭작물도 피해는 마찬가지.

“가뭄에 양파 크기가 평년의 절반밖에 안 돼요. 올해는 양파가격이 좋아 평균 1만7000원 정도 하는데 7000원밖에 못 받았으니 말 다했죠.”

가뭄 현장을 동행한 최종준 한농연함평군연합회 직전회장은 “매년 반복되는 가뭄에 농민들은 마지막 희망마저 잃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이렇다 할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가뭄대책 예산을 투입해 지하수 개발 등 용수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함평=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