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가뭄 피해 예방을 위해 고랭지 배추 산지에 용수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완공된 강릉 안반데기 용수 시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고랭지 배추의 생육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정부가 용수시설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가뭄 장기화에 따라 고랭지 배추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올해는 산지 여건 개선으로 예년과 같은 심각한 작황 악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농식품부가 올해 고랭지 배추 주산지에 용수시설을 확충하는가 하면 이상기상 대응 시스템도 체계화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랭지 배추는 재배지대가 높아 물 이용이 어려운 여건으로 물 관리가 재배관리의 핵심으로 과거에는 일일이 급수차로 물을 나르고 호스로 뿌려 배추를 재배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용수 기반시설을 확충해 저지대의 물을 자동으로 끌어 올려 저장하고 스프링클러를 통해 관수할 수 있어 물관리가 용이하게 됐다. 실제로 강릉 안반데기는 지난해 11월 용수 시설이 완공됐고, 정선 방제리는 오는 8월, 태백 귀네미는 10월 완공 예정이다. 특히 정선과 태백은 용수 시설 완공 전에 비상급수가 가능하도록 선조치가 완료됐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이 같은 용수 시설 완비와 함께 생육 상황을 적기에 파악하고 예측하는 시스템 마련도 작황변화에 신속히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현장방문과 전화로 생육상황을 조사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재배지에 CCTV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생육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강수량, 온·습도, 토양수분 등을 자동 측정할 수 있는 USN(강수량, 온·습도, 토양수분, 산도 센서 등이 통합된 측정장치)을 설치해 보다 정밀한 작황 예측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가뭄 등 이상기상 발생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올해 4월부터 이상기상 대응 매뉴얼도 운영하면서 이상기상 징후 발생시 주의·경계의 위기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위기단계에 따라 관계기관이 체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그 일환으로 정식한 모가 가뭄·호우 등으로 고사·유실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즉시 재정식에 필요한 예비묘 150만주 공급체계도 구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랭지 배추에 대해 가뭄 피해가 없도록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전조치로 가뭄이 당분간 지속되더라도 예년과 같은 심각한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고랭지 배추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가뭄 등 이상기상 대응체계를 지속 개선·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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