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는 현장 농업인들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모내기철 이후 가뭄은 경기 남부와 강원, 충남 서북부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의 저수지 저수율 저하에 따른 2차 모내기 피해 및 밭작물 고사 등의 피해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우박 피해까지 겹쳐 농업인들은 본격적 영농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 해 농사를 망치는 천재지변에 의욕을 상실할 지경에 이르렀다.

전국의 가뭄 영향 면적은 6300ha로 논 5200ha와 밭 1100ha 등이다. 이들 지역은 관정과 양수장 등의 물 공급을 통해 피해를 줄여가고 있다. 당장 급수가 필요한 면적은 1700ha 정도로 집계된다. 하지만 물 부족으로 작물이 고사하는 면적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가뭄으로 피해가 집중되는 곳은 비가 오지 않아 염도가 상승하는 충남 서산 등 서해안 간척지 농경지다. 염도 상승 등으로 농작물이 고사한 면적만 1만2900ha여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향후 비가 오지 않은 날이 길어질수록 간척지 농경지의 농작물 고사 피해는 급증할 우려가 높다.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19일 현재 전국 평균 강수량은 187mm로 지난해 동기 대비 50% 수준에 그친다.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40%인데다 50% 미만 저수지가 312개에 이를 만큼 심각하다. 이에 따라 당장 우박과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신청기간 연장 등의 구제대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근본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4대강 물을 가뭄 우려지역 댐으로 연결하는 도수로 공사를 비롯해 대형 저수지와 하천을 양수장이나 저수지로 연결하는 간선지류간 송수로관 설치 등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가뭄 우려지역의  관정개발과 대형 양수장을 통한 안정적 물 공급 시스템을 갖추는데 민관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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