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을 표방하는 지금의 글로벌 교역환경이지만,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상품의 통관·검역 강화 등 ‘비관세장벽(Non-Tariff Barrier)’을 점점 높이고 있다. 농식품 분야의 경우, 이런 추세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 이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해외 각국의 비관세장벽에 따라 맞춤형으로 특화 지원하는 ‘현지화지원사업’을 2015년부터 추진해, 국내 식품 수출업체와 해외 바이어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백진석 aT 식품수출이사와 일문일답을 통해 현지화지원사업을 알아본다.

현지 규정 맞춤 라벨링 돕고
제품 포장 현지화 지원 진행
쌀과자 대미수출 대박나기도 


▲현지화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미국·중국 등 해외 각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이 잇따르면서 관세장벽은 낮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통관과 위생검역(SPS), 수량제한 등 외국상품의 수입을 억제하는 비관세장벽은 점점 높아져 수출 애로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aT는 통관·검역·라벨링·현지법령을 비롯한 각종 비관세장벽을 극복하고자 2015년 중국시장을 시범적으로 현지화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이후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현재 해외 법무법인과 관세법인 등 18개국 81개 전문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출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지원내용은 크게 자문과 라벨링, 상표권, 포장현지화, 바이어특화 등 5가지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aT는 통관 등 각종 비관세장벽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현지 규정에 맞는 라벨링 제작·등록을 돕고 있다. 최근 대중국 수출에 주요 애로로 작용하고 있는 상표권 출원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수출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가 우리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현지 취향에 맞는 수출용 제품 포장 현지화 지원도 진행 중이다. 수입식품 등록 및 검사 등 우리 농식품의 수입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보다 세밀하고 차별화한 지원 덕분에 수출업체와 해외 바이어의 반응이 좋은데, 실제 지원건수도 2015년 102건에서 지난해 954건으로 9배 이상 증가했고, 올 5월까지 456건을 접수·지원했다.


▲쌀과자의 대미 수출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많다.
쌀과자의 경우, 글루텐프리 식품에 가공공정이 적어 웰빙간식으로 수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고 포장디자인이 현지에 맞지 않다는 진단이 있었다. 쌀과자의 대미 수출 가능성을 눈여겨본 aT 뉴욕지사가 해당 업체에 현지화 자문을 지원했고, 포장디자인을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변화를 줬다. 이후 뉴욕식품박람회 등 미국 주요 식품박람회에 출품돼 900만 달러가 넘는 수출상담성과를 얻었으며, 현재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코스트코(Costco)와 월마트(Walmart) 입점에 성공했다. 또한 우리 쌀과 삼계탕, 전통장류의 성분분석 및 위생검역 표준확인을 통해 중국 수출을 진행했고, 굴튀김·훈제계란 등 유망상품의 포장디자인 개선을 지원해 각각 일본 및 홍콩으로의 수출을 도왔다.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성과도 꾸준하다. 일례로 태국에서 우리 전통주의 대형마트 판촉을 지원해 인지도를 높였고, 대일 수출용 들깨삼계탕은 일본 소비자 취향에 맞는 포장으로 바꿔 수출 확대에 일조했다.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말해 달라.
해외 각국의 비관세장벽 특성이 다른 만큼, 상황에 따른 각종 비관세장벽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실행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상표권 및 식파라치 피해사례집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주요 시장별 비관세장벽 애로사례를 수집 중에 있으며, 수출업체가 사전에 참고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누적된 자문보고서 1000여 건을 데이터베이스(DB)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현재 aT 해외지사가 관할하지 않는 러시아 등 주요 수출대상국에 대한 현지 자문기관을 발굴해 현지화지원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진행 이영주 기자·정리 박성은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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